심은경은, 나아간다[인터뷰]
배우 심은경은 거침없다. 주저없이 도전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간다. 영화 ‘더 킬러스’(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에서도 그렇다. 실험적인 옴니버스 4편을 관통하는 주요 인물로 중심을 잡는다.
“한 프로젝트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의 강점인 것 같아요. 실험적인 도전들이 산재한 영화라서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심은경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더 킬러스’에 참여한 이유부터 한일 양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소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존경하는 이명세 감독의 출연 제안, 시나리오도 안 보고 덥썩”
‘더 킬러스’ 프로젝트는 이명세 감독과 연으로 시작됐다.
“처음엔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 출연 제안만 받았어요. 워낙 존경하는 감독이라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고, 시나리오도 그 이후에나 받을 수 있었죠. 그러다 장항준 감독, 노덕 감독, 김종관 감독이 다 제안을 해와서 어떻게 하다보니 제가 다 출연하게 된 거예요. 네 편의 영화의 중심축을 배우가 잡아줬으면 좋겠다고들 했는데 그 감사한 기회가 제게 온 거죠. 전적으로 감독들을 믿고 출연한 거였고, 그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이번 작업은 배우로서도 크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배우에게 움직임이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제가 그동안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몸의 유연성과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배우기 위해 펜싱을 배우기 시작했고요. 또한 몸으로 충분이 익힐 수 있도록 현장에서도 리허설을 엄청 했는데요. 그렇게 체화가 되니 완전 ‘내 것’이 되어서 제가 거기에 더 뭔가를 얹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주더라고요.”
■“일본 활동, 배우의 초심 되찾아줬죠”
그는 2019년 개봉한 일본 영화 ‘신문기자’를 기점으로 일본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일본 활동으로 얻은 게 뭐냐고 물었다.
“일단 가장 큰 수확은 일본어를 배운 거죠. 처음엔 언어라는 게 큰 벽이어서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요. 예상치 못하게 작품들이 제게 빨리 찾아와주면서 번역 대본을 완벽하게 숙지해야 했고, 달달 외우면서 매일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연습들이 제가 잠시 잊고 있던 연기 연습 방식을 떠올리게 했고요. 아역 시절엔 연습을 정말 많이 하다가 성인이 되면서부터 연습을 많이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한때는 차라리 현장에서 날 것 같은 연기를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임했었거든요. 하지만 일본에서 다시 연습을 해보니 ‘아, 이거였구나’를 깨달았어요. 계속 대본을 읽으면 전체가 보인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됐죠. 연기를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 계기가 됐어요.”
올해로 데뷔 22년차, 이젠 연기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을 듯 하다.
“저에게 있어서 연기는 애증관계예요. 진짜 항상 너무 어렵고 미울 때도 많죠. ‘그런데 왜 계속 하고 있는 거야, 도대체’라고 생각이 들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제 안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에요. 갈수록 연기가 어려워지고 점점 정의할 수 없게 되지만요. 요즘도 매일 같이 생각해요. 나는 과연 배우로서 적합한 사람인가. 내가 계속 해나갈 수 있을까. 이대로 괜찮은 건가. ‘연기라는 건 참 지겹고 어렵다, 그만둘까, 이만큼 하면 많이 한 거 아닐까. 내가 잘 하는 걸까’라고 되물으면서도 막상 연기를 하면 그 안에 푹 빠져버리는 절 보면서 ‘아, 나와 연기는 애증의 관계구나’라고 느꼈어요.”
심은경이 출연한 ‘더 킬러스’는 전국 극장가서 만나볼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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