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 덮을 담요 보내달라”…가자 지구, 1955년으로 퇴보

최우리 기자 2024. 10. 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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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매우 춥고 담요가 필요하지만 담요는 주검을 덮는 데 사용된다. 세계인들이여, 주검을 덮을 천을 보내달라."

영국 가디언 등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는 일명 '장군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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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팔레스타인 보건부 텔레그램 성명 갈무리. 주검을 덮을 천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날씨가 매우 춥고 담요가 필요하지만 담요는 주검을 덮는 데 사용된다. 세계인들이여, 주검을 덮을 천을 보내달라.”

23일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병원 바닥에 담요로 감싼 주검들이 늘어선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호소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이 이어져 최소 1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 학교를 폭격해 최소 7명이 사망했고, 서부에서는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숨졌고, 남부의 병원도 공격을 받아 4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9일에도 베이트 라히아 일대를 공습해 최소 87명이 사망했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을 떠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자발리야/타스 연합뉴스

영국 가디언 등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는 일명 ‘장군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장군 계획은 전역한 이스라엘의 지휘관들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붙은 이름으로 가자지구 북부 주민을 남부로 다시 밀어낸다는 내용이다.

물자 부족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베이트 라히아에서 운영 중인 마지막 병원인 카말 아드완 병원의 후삼 아부 사피야 병원장은 의약품과 혈액이 바닥났다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주민의 평균 식량 위기 상태가 총 5단계 중 3단계(위기)에서 4단계(경계)로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아에프페(AFP)통신은 유엔 통계를 인용해 10월 가자지구에 물품 지원을 해 온 트럭 396대만이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9월 3003대, 8월 3096대, 7월 4681대와 비교하면 수가 급감했다.

19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 공습 이후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CNN 갈무리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이사회(UNESCWA)도 보고서를 발표해 가자지구 주민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인간개발지수(HDI)가 69년 전 수준(0.408)으로 퇴보했다고 분석했다. 이 지수는 기대 수명과 기대 교육연수, 평균 교육연수, 1인당 국민소득 등을 평가 요소로 삼아 1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높다는 의미로 올해 연말 예상치가 1955년 수치와 같았다.

요르단강 서안도 올해말 인간개발지수가 0.676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팔레스타인 전체 지역의 인간개발지수는 24년 전 수준인 0.643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팔레스타인은 올해 261만명의 신규 빈곤층이 발생하고 전체 빈곤층은 41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전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가자지구 전쟁 이전보다 35.1% 감소하고 실업률은 49.9%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최근 유엔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가자지구가 전쟁 이전의 경제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35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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