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드리’ 김정난 “박지훈 눈빛 좋아...30년 연기 인생 행운이었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4. 10. 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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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로 첫 스크린 주연, 책임감 느껴”
“알츠하이머 환자 役, 다큐멘터리 도움 받아”
김정난이 스크린 주연작 ‘오드리’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
배우 김정난(53)이 ‘오드리’로 가을 스크린을 찾는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감독 이영국, 이하 오드리)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서로에게 너무나 특별한 엄마와 아들, 그들에게 닥친 시련 속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을 지키려는 애절한 엄마의 사랑을 그린다.

김정난은 ‘오드리’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 오미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김정난은 출연 이유를 묻자 “처음에는 고사했다. 키우던 고양이가 하늘나라 가서 애도 기간이라 멘털이 붕괴된 때였다. 펫로스(반려동물 상실 증후군)가 심해서 우울증 약 먹고 잠도 못 잘 정도로 괴로워했다. ‘구미호뎐 1938’도 하고 있었고 한가한 시간이 아니었다. 작은 영화라 짧은 시간 안에 찍어야 하고 촬영 배경이 춘천이라 출퇴근하면서 찍어야 하는데 신도 많고 자신도 없더라. 고양이 6마리를 돌보지 못할까 싶어 걱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멘털로 해낼 수 있을까, 병을 앓고 있는 분에게 누가 되면 안 되니까. 아무리 연기가 상상의 산물이지만, 내가 겪어보지 않은 거라 고민이 됐다”며 “그런데 감독님이 제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해서 고민했고, 절 정말 원하는 연출자가 있어서 하게 됐다. 고양이는 부모님이 저희 집에 와서 돌봐줬고 저는 출퇴근 하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김정난이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
‘오드리’ 출연을 결심한 후 김정난은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여러 다큐멘터리를 보며 답을 찾아나갔다.

그는 “대본은 공감이 됐다. 울면서 읽었다. 따뜻하고 좋은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평소 내가 표현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도전을 좋아하지만, 하겠다고 말한 뒤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어떻게든 해내야 하니까. 그때부터 제 안에서 싸움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츠하이머는 정신질환인데, 저에겐 미지의 영역이었다. 주변에도 병을 앓고 계신 분들이 없어서 그분들의 사람을 관찰할 기억도 없었고 막연했다. 직접 찾아가서 보는 것고 실례일 것 같아서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평소에도 일반인의 삶을 그리는 다큐멘터리에 의존하는 편이다. 유튜브에도 자료가 많더라. 그런데 알츠하이머 증상이 사람마다 정말 다양하더라. 평소 자기 성격과 다르게 행동하는 분도 있고, 연령대도 증상도 다양하더라. 그 중에서 우리 드라마에 비슷하게 차용할 수 있는 부분을 뽑아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배우에겐 모든 신이 특별하지만, 오미연이 아닌 기억을 잃은 모습일 때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오미연이 기억을 잃고 나서 남편의 숨소리가 그리워서 냉장고 옆에서 자는 게 마음이 아팠다”며 “얼마나 힘든 병인가. 좋은 약이 나와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스크린 첫 주연을 맡게 된 소감을 묻자 “부끄럽고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영화는 마음먹고 와서 직접 돈을 내고 보는 거니까 부담도 있다. 어릴 때 주인공을 많이 했는데, 그때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몰랐다. 이번에도 대사가 많아서 이걸 어떻게 하나 이런 생각도 하고, 주연에 대한 무게감과 책임감을 새삼 생각하게 되더라. 지훈이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저 혼자가 아니라 지훈이와 보영이랑 애들이 잘해줘서 배우들이 고생을 덜 한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김정난이 ‘오드리’에서 박지훈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콘텐츠존
무엇보다 ‘오드리’에서 어머니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박지훈에 대해서는 칭찬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난은 박지훈에 대해 “시간이 없다 보니까 모자의 정을 쌓을 시간은 없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끼리 밥 먹으면서 시간을 보낸 정도다. 그런데 슛 들아가면 지훈이가 그 인물이 돼서 잘 따라와 줬다. 특별히 코치할 게 없을 정도로 잘했고 좋았다. 연기는 같이하는 거지 않나. 나 혼자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훈이와 호흡이 잘 맞아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지훈이는 배우의 길을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가수로 훌륭하지만, 이런 친구가 연기를 안했으면 어쩌나 싶을 정도다. ‘약한 영웅’을 통해 먼저 알았지만, 눈빛이 좋은 배우고 어림에도 눈 속에 많은 것이 담겨있다. 배우는 눈이 중요한데, 좋은 조건을 타고났다. 어떤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하고 싶다”며 “재능 있는 아이는 많지만, 지훈이는 그 태도와 자세가 좋았다. 작은 영화라 솔직히 내 돈 써가며 해야 하는데, 작품이 마음에 드니까 해보고 싶다고 하는 그런 마음가짐과 태도가 좋았다. 연기도 열심히 하고 성실해서 예뻤다. 앞으로 미래가 밝은 후배”라고 치켜세웠다.

김정난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행복이라고 말했다. 사진|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정난은 어느새 30년 넘게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달려온 원동력을 묻자 “저도 모르겠다. 그저 꿈 같다.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할 팔자였나 싶다. 죽을 때까지 연기해야 하는 사람이이구나 운명에 순응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제 앞날에 대해 잘 모르니까 단정지을 수 없지만, 연기할 땐 스트레스 많이 받고 힘들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촬영장 나가서 연기하다보면 어디서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고 되게 열심히 하게 된다. 나이가 든다고 해답이 내려지는 건 아니다. 저 역시 헷갈리는 것도 많다. 정답이 없다. 60세가 되어도 그럴 것 같다. 나이가 들면 현명해지고 내 앞길을 스스로 제시할 것 같지만 아니다. 늘 고민하고 힘들고 여전히 헷갈린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지는 마라”며 미소를 지었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향한 팬심을 고백한 김정난은 평소 BTS 노래와 고양이들에 위안을 얻는다고도 했다.

그는 “BTS의 ‘제로 어 클락(Zero O’Clock)’이 지금 휴대전화 벨소리”라며 “이 노래를 들으면서 오늘 하루 내가 못했나 싶다가도 12시가 지나면 새로운 아침이구나, 지나간 일이라고 느끼게 된다. 고양이들도 저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다. 7마리 키우다가 지금은 6마리가 됐다. 다들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병원을 자주 가는데 잘 벼텨 주고 있어서 다행이다”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연기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괴로워한다는 그지만, 오랜 기간 배우로 있을 수 있음에 행복하다고도 했다.

“저도 연기가 잘 안될 때는 괴로워서 잠도 못 자고 그래요. 그런데 신기한 게 현장에 나가서 카메라 앞에서는 잘 나오더라고요. 내가 그동안 헛짓하지 않았구나, 한 우물을 파고 연기를 성실하게 한 것이 이런 것에서 나오는구나 느낄 때가 있죠. 쉽지 않았지만 열정으로 그냥 해 온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책임감이 커지고 배우로서 무게가 다른데, 그건 배우로서 숙명인 것 같아요. 그거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걸 오래 해올 수 있었다는 게 ‘럭키’하죠.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사람들이 내 연기를 보면서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 오래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행복이죠.(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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