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 수많은 말들이… 살아남은 내 아들 삶 끊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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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가서 죽었다'는 댓글을 본 아들에게 '그런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고 말해줬어요.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가려 했는데, 그런 댓글들이 결국 아이의 삶을 끊어놓았습니다."
이 군의 어머니 송해진(48) 씨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참사 후 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 현장에서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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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위로할때 1명은 욕해
잊히지 않기 위해 목소리낼 것”
“‘놀러 가서 죽었다’는 댓글을 본 아들에게 ‘그런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고 말해줬어요.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가려 했는데, 그런 댓글들이 결국 아이의 삶을 끊어놓았습니다.”
고 이재현(당시 16세) 군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159번째, 마지막 희생자다. 이 군의 어머니 송해진(48) 씨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참사 후 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 현장에서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 참사 당시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을 방문했다 혼자 살아남은 이 군은 이후 악성 댓글과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고통과 죄책감으로 43일간 ‘이태원 참사’를 살아내던 이 군은 결국 그해 12월 12일 ‘친구들이 그립다’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이 군은 세상을 떠나기 전 휴대전화에 ‘재현이 보고 싶을 때’라는 폴더를 만들고 가족을 위한 영상 3개와 사진 두 장을 남겼다. “다음 생애도 엄마, 아빠 같은 부모가 있었으면 좋겠어”라며 웃던 순간이 이 군의 영정 사진이 됐다. 송 씨는 2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상을 보고 또 본다.
송 씨는 아들이 특히 온라인상에 달린 댓글에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송 씨는 “학생들에게 SNS는 하나의 세계인데 그곳에 아이를 찌르는 수많은 말들이 있었다”며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내려는 아이의 삶을 끊어놨다”고 말했다. 생전 이 군은 어머니에게 “연예인을 보러 갔네, 마약을 했네, 이런 글들을 대체 왜 쓰는 거냐. 너무 화가 난다. 죽고 싶다”며 울부짖기도 했다. 이 군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A4 용지 한 장 분량의 댓글로 온라인상의 2차 가해와 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댓글에도 ‘이태원에 놀러 간 고등학생’이라는 낙인은 사라지지 않았다.
송 씨는 아들이 세상을 등진 뒤, 아들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의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여전히 편견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며 “100명의 시민이 유가족을 위로할 때, 1명의 시민은 꼭 욕을 한다”고 전했다. 송 씨는 “놀든 일하든, 우리 모두에게는 안전한 환경에서 일상을 즐길 권리가 있고, 그건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현재까지, 계속, 앞으로도 저는 재현이 엄마일 거고, 재현이 엄마로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율·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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