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맞아도 직진’ 尹, 국민 지지 없이 野 폭주 맞설 수 있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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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지난 21일 회동이 빈손으로 끝난 뒤 여권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인다.
이상한 모양새의 윤·한 회동 직후에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만찬을 하고, 추 대표가 대통령실 기자들에게 간식을 돌린 것도 기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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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지난 21일 회동이 빈손으로 끝난 뒤 여권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인다. 이상한 모양새의 윤·한 회동 직후에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만찬을 하고, 추 대표가 대통령실 기자들에게 간식을 돌린 것도 기이한 일이다. 윤 대통령은 회동 다음 날엔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된 부산 금정구에 있는 범어사를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돌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야당의 발목 잡기는 늘 있던 일이어서,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지사(志士)나 논평가가 아니라 국가 최고 책임자로서, 국정을 잘 이끌어 성과를 내는 게 의무다. 거대 야당 폭주는 물론 여당 내부의 다른 목소리가 국정 표류의 핑계가 될 수 없다. 모든 국가 지도자들이 때로는 원칙을 양보하면서도 타협하는 이유다. 돌을 맞더라도 직진하겠다는 기개는 가상하지만, 국가 지도자로서는 위험한 인식이다. 거대 야당이 입법부를 장악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를 돌파할 방법은 압도적 국민 지지를 배경으로 야당을 압박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 지지율은 겨우 20%를 넘길 정도다. 의료 사태, 개혁 실종 등은 막연한 업보가 아니라 지난 2년 반 동안 국정 운영의 실패에서 비롯됐음을 자인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대통령은 국정 성과를 위해 여야와 민심 등을 고려한 좌고우면도 해야 하는 자리이다. 의대 2000명 증원 전격 제안이 대표적이다. ‘돌을 맞고 가겠다’는 말도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해 국가를 경영해야 하는 민주국가 대통령의 언어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돌을 던지지 않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김건희 여사 문제부터 그런 접근법이 절실하다. 벌써 임기 절반이 지나간다. 야당은 탄핵 공세까지 펼친다. 대통령의 직진 정치는 알량한 기반까지 허물고, 국정 표류로 국민과 국가에 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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