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거리 두던 빌 게이츠, 해리스 지지 단체에 690억 원 기부"

김경희 기자 2024. 10. 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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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가 빌 게이츠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약 5천만 달러, 우리 돈 690억 원을 지원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에 관해 잘 아는 인사 3명을 인용해 게이츠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는 과거 정치 기부와는 거리를 둬 왔던 그의 방침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퓨처 포워드의 주요 지지자인 전 뉴욕시장 블룸버그 등의 동료들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관해 얘기해 온 걸로 알려졌습니다.

게이츠와 블룸버그는 자선 활동과 공중보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함께 활동해 온 오랜 친구입니다.

게이츠의 기부금은 퓨처 포워드의 비영리 부서 '퓨처 포워드 USA 액션'에 전달됐습니다.

기부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단체 성격상 게이츠의 기부 사실은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게이츠의 보유 자산은 1천620억 달러, 224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오랫동안 민주당 측 지인들과 기부자들로부터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라며 기부를 권유받았지만 정치와는 거리를 뒀습니다.

그는 2019년 "거액 정치 기부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 기부) 유혹을 느낄 때가 있고 그렇게 하기로 한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런 큰 확성기를 쥐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올여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에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political influencer)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투표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어느 행정부와도 협력하는 재단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게이츠는 말했습니다.

게이츠는 해리스 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해온 기후변화 업무를 높이 평가해왔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또 전 부인과 공동으로 세운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가족계획 및 세계 보건 프로그램이 삭감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게이츠의 정치 기부에는 두 자녀 로리와 피비 게이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리와 피비는 민주당에 기부해왔고, 부모들이 정치 기부를 더 진지하게 고려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이츠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역시 이번 선거에서 정치 기부에 적극 나섰으며, 퓨처 포워드의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이츠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한 답변에서 기부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거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초당적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선거는 다르다"고 강조했는데,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서 지도자들과 함께 일한 오랜 역사가 있지만, 이번 선거는 다르다"며 "미국인들과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NYT는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공개석상에선 대선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사석에서 지인들에게 해리스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해리스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재무장관 등을 맡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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