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만 9.7% 오른다…주택·일반용은 동결

한지연 기자 2024. 10. 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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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함에 꽂힌 전기요금 고지서

전체 전기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24일부터 평균 9.7% 오릅니다.

국민 경제 부담, 생활 물가 안정 등 요인을 고려해 주택용과 음식점 등 상업 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오늘(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평균 9.7% 인상되는 가운데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164.8원에서 173.3원으로 5.2% 인상됩니다.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 반도체, 철강 등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에 주로 적용됩니다.

산업용 고객은 약 44만 호로, 전체 한전 고객(약 2천500만여 호)의 1.7% 수준이지만 전력 사용량은 53.2%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산업용에 국한된 이번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도 대략 전체 요금을 5%가량 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한 추가 전기 판매 수익이 연간 단위로 약 4조 7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가장 최근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진 것은 작년 11월로, 당시도 주택용과 일반용 등을 제외하고 산업용만 평균 4.9% 인상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일반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상점 등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상황에서도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은 작년 5월 인상 이후로는 계속 동결 중입니다.

산업부와 한전은 서민경제 부담과 물가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전기요금 추가 인상은 우리나라의 전력 인프라 건설과 관리를 책임지는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심각한 재무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결정됐습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를 전후로 한 2021∼2023년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연결 기준 43조 원대의 누적 적자를 안고 심각한 부채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도 누적적자는 여전히 41조 원에 달합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 9천900억 원입니다.

작년 말(202조 4천500억 원)보다 4천400억 원가량 늘었습니다.

대규모 부채로 한전은 작년 한 해만 4조 4천500억 원을 이자로 지급했습니다.

하루 122억 원 수준입니다.

2022년 이후 이번을 포함해 전기요금이 총 7번에 걸쳐 평균 50% 가까이 인상되면서 한전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간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40조 원대에 달하는 누적적자 해소는 해결하기 힘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 요인을 반영하며 최근 수년간 일반 가정과 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지만, 주택용을 중심으로 국내 전기요금 수준은 주요국 대비 낮은 편입니다.

산업용과 일반용과 달리 주택용과 농사용 등 일부 용도 전기는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인 363kWh의 전기를 썼을 때 요금은 일본과 프랑스는 한국의 2배 이상, 미국은 한국의 2.5배, 독일은 한국의 3배 수준입니다.

한전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전력망 확충과 정전·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 설비 유지·보수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효율적 에너지 소비 유도와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서도 요금 조정을 통한 가격 신호 기능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지연 기자 jy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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