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안 나도 울리는 화재 감지기…AI로 오작동 해결

이병철 기자 2024. 10. 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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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지 않아도 경보가 발생하는 화재 감지기의 오경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지능형 화재감지' 기술이 나왔다.

기존 화재 감지기는 산란광만 감지되면 경보를 울리기 때문에 오경보의 가능성이 크다.

ETRI 연구진은 입자의 종류에 따른 고유한 산란광의 특성을 이용해 화재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는 AI 화재 감지기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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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국방안전지능화연구실 연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인공지능(AI) 화재 센서를 개발했다. 여러 종류의 입자가 만드는 산란광 데이터를 학습한 AI로 오경보율을 크게 줄였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불이 나지 않아도 경보가 발생하는 화재 감지기의 오경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지능형 화재감지’ 기술이 나왔다.

이강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방안전지능화연구실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입자 산란도를 이용해 화재를 구분하는 오경보 방지용 인공지능(AI) 센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화재 감지기는 내부에 적외선을 내는 장치와 빛을 감지하는 포토다이오드 센서가 어긋나 배치돼 있다. 연기 입자가 감지기 내부로 들어오면 적외선을 산란시키고, 포토다이오드가 산란광을 포착하는 방식이다. 산란광이 일정 수준 이상 감지되면 화재 경보가 울린다.

하지만 화재 감지기는 화재가 아니더라도 경보를 울릴 가능성이 있다.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먼지와 습기, 조리로 인한 연기처럼 미세 입자가 유입되면 산란광이 만들어진다. 기존 화재 감지기는 산란광만 감지되면 경보를 울리기 때문에 오경보의 가능성이 크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7월까지 화재경보가 울려 출동한 사건이 25만8220건에 달하지만, 오작동으로 확인된 사례가 전체의 96.6%를 차지한다.

ETRI 연구진은 입자의 종류에 따른 고유한 산란광의 특성을 이용해 화재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는 AI 화재 감지기를 개발했다. 여러 종류의 입자가 만드는 산란광을 모두 측정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데이터는 AI에 학습해 화재로 인해 만들어지는 산란광인지, 다른 입자로 인한 산란광인지를 확인하게 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한 AI 화재 감지기를 공기흡입형 감지기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팬을 이용해 공기를 흡입하고 연기를 감지하는 장치다. 감지 속도가 빨라 주로 반도체 클린룸, 서버실 같은 장소에서 사용 중이다. 하지만 먼지와 습기로 인한 오경보의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을 쓰고 있다. 이번 연구로 고가의 화재 경보기를 국산화하는 동시에 오경보율을 낮춰 성능도 개선한 셈이다. 또 AI 센서 기술은 미용, 의료, 환경 같은 다양한 분야로 사용처를 확대할 수도 있다.

이강복 실장은 “오경보 출동이 크게 줄면 연간 200억원에 달하는 소방 출동 관련 비용과 소방력 낭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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