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만 이기면' 불만은 다 사라진다, 삼성 3·4차전은 'PS ERA 0.71' 레예스-원태인 출격 준비 [KS1 현장]
박진만(48)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3일 오후 4시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S(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을 이어간다.
지난 21일 시작된 KS 1차전은 6회초 삼성이 1-0으로 앞선 무사 1,2루 상황에서 많은 비로 인해 중단됐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포스트시즌에서 나온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이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선발 원태인이 5이닝 동안 66구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어 7,8회까지도 투구가 가능했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임무를 마쳐야 했던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박 감독은 "시즌 중에도 잘 안 일어나는 상황이라 당황스럽다. 시작 때부터 선발도 쓰고 중간에 끊길까 걱정됐는데 많이 아쉽다"며 "애초에 경기에 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 예보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선) 컨디션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준비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 정상적인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22일에도 많은 비가 내려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까지 모두 비로 연기됐다.
22일 우천 취소 후 감독 인터뷰에 나선 박진만 감독은 "어제 소신대로 이야기했다. 우리 팀에 부상 선수들이 있다 보니 그런 면에서 민감했다. 비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지나간 게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셈법은 복잡하다. 원태인의 등판이 힘들고 6회 무사 1,2루의 유리한 상황은 유지되지만 상대에게 분위기를 수습할 기회와 동시에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까지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 셈이 됐다. 6회 공격에서 무조건 득점한 뒤 4이닝을 막아야 하는 삼성으로선 투타 양면에서 고민이 커진다.
박진만 감독은 "1차전을 리드하고 있고 이겨야 하는 경기라 판단해서 필승조를 다 투입하려 생각했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1차전만 잡아내면 삼성으로선 확실히 여러 면에서 유리해진다.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으로 쌓였던 불만도 모두 날려버릴 수 있게 된다. 플레이오프에서 13⅔이닝 3실점(1자책) 평균자책점(ERA) 0.66으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한 데니 레예스가 3차전까지 닷새를 쉬고 등판할 수 있게 됐고 원태인이 1차전 예기치 못하게 일찌감치 투구를 마쳤지만 그 영향과 한 차례 더 우천 취소가 되며 4차전까지 등판일이 나흘 휴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둘은 PO에서 20⅓이닝 동안 단 2자책점만 내주며 3승을 합작했다.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0.89, 원태인의 KS 1차전 투구까지 합치면 0.71로 내려간다.
모든 걸 다 바쳐서라도 1차전을 승리해야만 하는 이유다. 22일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PO 때도 보셨다시피 불펜 투수들이 정규시즌 때와는 다르게 체력적으로나 구위나 너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믿고 있다"며 "그리고 6회초에 더 달아날 수 있을 것이다. 분위기 그대로 이어가려고 저도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를 많이 올려야 될 것 같다. 찬스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서 한 두 점만 더 달아나고 지켜내 1차전을 잡고 간다면 2차전까지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다. 하루에 2승을 한다면 저희에게 분위기가 확 넘어올 수 있다.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전부 다 내일 있을 경기 2승을 잡고 넘어가자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전 승리만 거둔다면 기세를 타 적진에서 2연승도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그만큼 1차전 승부가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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