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에 막힌 한동훈,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10월23일 뉴스뷰리핑]

권태호 기자 2024. 10. 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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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서 대웅전 참배 후 정오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신문 1면에는 △윤석열-한동훈 입장차 극명(6곳) △의사단체 2곳,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6곳) △정부,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도 고려(5곳) 등이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윤-한 면담 후폭풍

② 시선, 클릭!

- 60대 이상이 최다 취업계층
- 단풍 보기 힘들어
- ‘흑백요리사’ 세빛섬 4만원, 150명 선착순

③ Now and Then : 아파트(윤수일, 1982)

① 차이의 발견

# 윤-한 면담 후폭풍

- 윤-한 면담이 끝난 다음날인 22일 그 후폭풍이 상당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하고, 한동훈 대표는 “피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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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 대통령은 바뀌지 않는다

- 전날 아무런 설명을 않던 대통령실이 다음날, 발언 내용을 하나하나 전했습니다. 일부는 공식 브리핑이 아니라, ‘관계자’ 발이기도 합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수세가 아니라 맞대응 공세로 전환하는 모양새입니다. 면담에서 한 대표의 요구에 윤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1) ‘한남동 7인’ 인적쇄신 => ‘구체적 문제 내놔봐라’

-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줘야 조치할 수 있지 않나.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보겠다”

- 그러자 한 대표는 ‘빨간 파일’에서 10명 가까이 이름을 말하며, 이들의 혐의까지 설명했습니다.

=> 과거 YS는 신문에 ‘이 사람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나오면, 그냥 잘랐습니다. 확인도 않고 일단 자르고 보는 그런 방식도 문제가 많습니다만, 그만큼 민심과 여론에 민감했던 것입니다. 대통령이 ‘문제가 있으면 말해라’는 건 정말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문제가 제기되면’ 해당기관에서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윤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한 대표가 아닌, 국민들을 향해 소리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럴려면 수사권을 `친위' 검찰이 아닌 국민에게 돌려줘야 됩니다.

- 이른바 ‘7상시’로 불리는 김건희 여사 측근 비서관들과 관련한 의혹으로는 ‘음주운전이 적발돼도 자리를 지키고(ㄱ 선임행정관), 총선 낙천 이후에도 재기용되며(ㄱ 행정관), 직함을 바꿔가며(ㅇ 비서관, ㄱ 비서관) 대통령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김 여사를 ‘작은엄마’라 부르는 특수 관계(ㅎ 행정관)도, 김 여사 ‘홍보 전담’(ㅊ 비서관) 의혹을 받는 이도 있고, 대통령실을 떠나서도 주요 공기업 수장 후보(ㄱ 전 비서관)로 낙점됐다는 말이 흘러나오는’(‘한겨레’ 23일 유레카 참조) 상황입니다. 한 대표가 이런 내용을 말했을 것입니다.

- 이 가운데 강기훈 선임행정관은 지난 6월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됐지만 40여일간 대통령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언론 보도 이후 직무에서 배제됐습니다. 대선 후보 당시, 윤 대통령은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이라며 시동잠금장치 설치 공약도 내건 바 있습니다. 강 선임행정관은 인사처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중이어서 당장 내보낼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그리고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비서관들이) 여사랑 소통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 그런데 이른바 ‘여사 라인’의 가장 첫머리에 등장하는 인물이 이기정 의전비서관입니다. YTN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22년 11월 `도어브리핑'이 있던 시절, 윤 대통령에게 "뭐가 악의적 보도냐?"고 묻는 MBC 기자를 만류하며 말다툼을 벌이던 그 비서관입니다. 당시 홍보기획비서관이었는데, 이후 의전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대개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은 외교 의전에 익숙한 외교부 출신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의전비서관이 이벤트업체 대표, 기자 출신이 잇따라 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윤-한 면담 전, 윤 대통령이 20분 늦게 오고서도 또 뜬금없이 경내 산책을 할 때, 이 비서관이 그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면담장에도 있었습니다. 여당 대표와의 만남에 이를 준비하는 비서관이 사진에 잡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런 사진이 있다 하더라도 거릅니다. 그런데 경내 산책 사진에는 이기정 비서관 얼굴이 빠진 곳이 없고, 3자 회동에 엉뚱하게 지나가는 비서관이 찍힌 사진을 그대로 언론에 공개합니다. ‘인적 쇄신’ 거부 의사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대표를 바깥에 세워놓았다가, 탁자에 마주 앉혀놓았습니다. 어젯밤, 저녁자리에서 한 정치 원로를 만났는데, 윤-한 면담 이야기를 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윤 대통령이 평생 검찰에서 수사만 하다보니, 정치문법을 잘 모르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것이 문제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하는 짓이 왜 저리 유치하냐”

- 한 대표는 또 강훈 전 비서관과 김오진 전 대통령실 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공기관 “낙하산 임명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강 전 비서관은 한국관광공사, 김 전 비서관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강 전 비서관은 ‘여사 라인’으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관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오진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했던 인물로, 관저 이전에 김 여사와 관련있는 업체들이 의혹에 연루돼 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누가 추천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여사는 아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관저 공사에서 이런 문제를 일으켰고, 항공에는 아무런 전문성이 없지만, 현재 공항공사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론악화를 우려해 시간을 끌며 임명을 못하고 있었지만, 아마도 윤 대통령은 임명할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2) 김 여사 의혹 해명 => “막연히 얘기하지 말고, 구체화해 가져와달라”

-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나.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면 당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

=> ‘너는 뭐하냐’는 말입니다. 왜 야당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내부 총질’하냐는 식입니다. 대통령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 나올지 짐작하게 합니다.

3) 특검 계속 막기 쉽지 않다 => “의원들 생각 바뀌면 나도 어쩔 수 없다”

- 한 대표는 “제가 영향 끼칠 수 있는 사람이 30명 되고 많은 사람을 단속했다. 그런데 여론 악화가 심화되면 걱정이 된다” => 이는 한 대표 입장에서는 공치사가 아닌, 일종의 으름장입니다. ‘영향 미치는 사람이 30명’이라는 말이 그렇습니다.

- 그러나 윤 대통령은 “만일 우리 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어 야당 의원과 같은 입장을 취하게 된다면 그건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 ‘어쩔 수 없다’는 건 ‘니가 할테면 해봐’라는 뜻이고, ‘의원들을 믿는다’는 ‘그렇게 안될 것’이라는 응답이고, 그래서 지금 이대로 계속 나가겠다는 뜻입니다.

4) 여사 대외활동 중단 => “이미 많이 줄였다”

- ‘대외활동 중단’ 요구에 윤 대통령은 “이미 많이 줄였다”고 답했고, 한 대표는 ‘줄이는 게 아니라, 아예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는데, 이 역시 윤 대통령은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 윤 대통령 말입니다.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활동을) 많이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더 자제하려고 한다” => 감정이입이 `국민'이 아닌, `가련한 아내'에 맞춰져 있습니다.

-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입장에서 보면, 김 여사가 이전 대통령 부인에 비해 대외활동 자체를 외형적으로 횟수상 더 많이 하는 게 있냐는 물음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친윤계’들이 흔히 예로 드는 것이, “김정숙 여사처럼 혼자서 전용기 타고 인도 방문한 적 있느냐”는 식입니다. 그러나 이를 굳이 설명해야 할 필요를 못 느끼는데, 이전 정부에서도 ‘영부인 논란’이 가끔 일었던 적은 있으나, 지금처럼 대통령실 및 정부, 공공기관 인사에 이렇게까지 ‘여사 라인’ 등의 이야기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진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부인 사진이 이렇게 많이 나왔던 적도 없습니다.

- 대통령 부인이 사진의 중심에, 대통령은 마치 손님처럼 옆에 비껴서 있는 사진이 문제가 돼 여러차례 지적을 받았지만, 여전합니다. 대통령도 김 여사도,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거나 문제삼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 사진은 대개 출입 사진기자들이 풀로 돌아가면서서 촬영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부분 ‘대통령실 전속사진사’가 찍습니다. 아예 다른 식의 앵글 자체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프레임만 전하겠다는 것입니다. 독재정부 시절에 있는 유형입니다.

5) 특별감찰관 임명 => “여야가 협의할 문제”

-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에 국민의힘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같이 뽑아야 한다는 식으로 물고 늘어졌습니다. 사실상 특별감찰관 임명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윤 대통령이 ‘여야가 협의하라’는 식으로 내친 것입니다. 윤 대통령 휘하에 있는 국민의힘이 알아서 막아줄 걸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6) 명태균 의혹 => “명씨 달래려 한 것”

- “(나는 단호히 잘라냈지만) 집사람이나 가족은 그렇게 못 하는 거 아니냐. 나와 달리 어쨌든 명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선거를 치르려고 그렇게 하지 않았겠냐. 그게 가족들의 역할이었다. 아내는 명씨를 잘 모른다”

=>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이 말을 했다면, ‘59분’ 외에 대통령실 일각에서 회자된다는 또다른 윤 대통령의 별명, ‘윤달’(윤석열 + 온달)의 근거인 것 같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건강'(김건희 + 평강)이라고 불립니다.

7) 윤 대통령 “좌고우면 하지 않겠다”

- 윤 대통령은 어제 부산세계자원봉사대회에 참석하면서 부산 금정에 있는 범어사를 방문했습니다. 금정 선거에서의 국민의힘 선전이 모두 ‘한동훈 덕분’이라는 것에 대한 ‘내 덕도 있는 것 아냐’라는 식의 일종의 반론 제기 성격도 있는 듯합니다. 어린아이 같습니다.

-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스님에게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업보’가 아닙니다. 그리고 좌고우면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통령은 좌고우면할 줄 알아야 합니다.

2. 한동훈 대표는 어떻게 할 것인가?

1) “국민만 보겠다”

- 한 대표는 어제 인천 강화를 찾았다가 기자들에게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 국민의힘, 국민께 힘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의 말은 늘 모호합니다. 늘 그럴 듯한 추상적 말만 하고, 되물으면 “내가 이미 다 말했지 않습니까”라고 말합니다. 사정은 이해하지만, 매우 불친절합니다.

- 그런데 국민만 보고, 뭘 어쩌겠다는 건지 여전히 모호합니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겠다는건지, 피하지 않는다는 건 뭘 피하지 않겠다는건지.

2) 특검 외에 길이 있나?

-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길은 ‘특검’ 외엔 없습니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또 명태균 의혹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수사검사 5명인 창원지검에 그냥 맡겨두고 마냥 시간만 끌 것입니다.

- 다만, ‘특검’은 전쟁을 선포하는 격이라 역공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해당 행위라며, 대표 축출 움직임이 곧바로 가시화될 것입니다.

- ‘친윤계’는 주로 영남지역 의원들이 많아, 전체 국민여론에 둔감합니다. 다만, 최근엔 영남지역 등 보수층 민심도 술렁이고 있는 게 변수입니다.

- ‘친윤계’는 국민의힘 내 한동훈계 의원의 숫자에 대해 “10명은 고사하고, 5명이나 되나”라는 조롱조의 말을 하기도 합니다.

- 뻔한 얘기입니다만, ‘사즉생 생즉사’가 길이라 봅니다. ‘잃을 게 없는 사람,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이 가장 무섭습니다. 그러나 한 대표는 평생을 ‘가진 자’로 살았고, ‘바라는 자’로 살면서 추구하고 성취해 왔습니다. 그러니 그런 경험 자체가 없을 것입니다. ‘결단’이란, 어떨 때는 나를 내던질 결심을 먼저 해야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시점이 지금 한 대표의 상황 아닌가 싶은데, 한 대표가 그럴 수 있으리라고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란 생물'이란 말처럼, 때로는 `상황'이 나의 `결정'보다 앞서 나가는 경우가 왕왕 생깁니다. 반대로, `때'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행해야만 오기도 합니다.

3. 사설

한겨레 = 윤 대통령 철벽 재확인 한 대표, 이제 ‘국민 눈높이’ 따르라

경향 = 한동훈과 '맹탕 차담' 후 친윤 추경호와 만찬 한 윤 대통령

한국 = 尹 대통령, 국정 위기 속 ‘한동훈 모욕 주기’ 할 때인가

동아 = 한동훈-이재명 회담서 ‘김 여사 특검법’ 합의점 찾아야

중앙 = 버티기 선택한 윤 대통령, 이번에도 실기하려나

조선 = 민망하고 졸렬한 작금의 정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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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지난 18일 블랙핑크의 로제가 세계적 뮤지션 브루노 마스와 협업으로 새 싱글 ‘아파트’(APT)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발매 단 하루 만에 국내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트에서도 발매 당일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3위, 미국 11위로 출발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발매 4일만인 22일 오후 5시 기준 8531만뷰를 넘어섰습니다.

로제 작사·작곡, 브루노 마스 편곡입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기타·드럼을 마구 치고, 춤추고 노는 모습을 만화 필치로 담은 뮤직비디오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고, 보다보면 엉겁결에 여러번 반복해서 듣게 됩니다. 대부분 가사가 모두 영어지만, ‘아파트 아파트’라는 후크(hook) 부분은 완벽한 콩글리시 발음으로 오히려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고, 한국의 술먹기 게임인 ‘아파트 아파트’를 소재로 한데다, 한국(?) 가수가 세계적인 뮤지션 브루노 마스와 같이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고, 뮤직비디오 중간에 브루노 마스가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 등은 이른바 ‘국뽕’이 차오르게 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셨을 것 같은데, 이 노래 로제의 ‘아파트’를 듣자마자 윤수일의 ‘아파트’(1982)가 떠올랐습니다. 로제의 ‘아파트’가 너무 훌륭한 퓨전 양식이지만 자꾸 먹다보면 뭔가 속에 기름기가 가득 찬 듯해, 매콤한 김치찌개가 생각나는 그런 기분이라 할까요. 그리고 아마 저는 영원히 로제의 ‘아파트’ 가사를 읊을 수 없겠지만, 윤수일의 ‘아파트’ 가사는 영원히 잊지 않을 듯합니다. 윤수일은 ‘아파트’를 작사·작곡할 때 슬픈 노래라고 만들었다는데, 정작 활기찬 야구장 응원가로 쓰여집니다. 고려대 응원가가 ‘젊은 그대’(김수철)라면, 연세대 응원가가 ‘아파트’입니다. ‘의샤라 의샤’라는 후렴구는 똑같은 시절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내일은 회사 행사가 있어 뉴스뷰리핑을 하루 쉬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jSGIEhC0Pg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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