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실수’ 북한이 깔아준 판, 한국은 뭘 해야 이익 챙길까 [이진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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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문에 서명했다는 그 이튿날이었다.
사실상 러·북 군사동맹 협정이라는 게 드러나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술렁이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북한군이 유럽의 침략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보내는 게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 다음 러시아에 한국을 척지고 북한을 끌어들인 대가를 물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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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NATO, 이스라엘 등에 척져
북러 군사동맹 ‘썩은 동아줄’ 될수도
韓외교안보 지평 넓히는 계기 삼아야
지난 6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문에 서명했다는 그 이튿날이었다. 사실상 러·북 군사동맹 협정이라는 게 드러나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술렁이던 시점이었다.
중국 전문가로 유명한 A씨가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첫마디는 “한국의 국운(國運)이 열리고 있는 것 같다”였다. A씨의 관점을 요약하면 이렇다. 러·북 군사동맹은 한·미·일에 대응한 북·중·러 삼각협력의 심각한 균열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중 협력을 강화하는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북한군이 유럽의 침략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보내는 게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북한에 최신 군사 기술과 전술 경험이 유입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한반도 유사시에 러시아의 직접 개입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할 일을 해야 한다. 목표는 북·러 군사동맹을 썩은 동아줄로, 치명적인 전략적 오판으로 만드는 것이다.
A씨의 시각대로 북·중·러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패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이참에 우리의 외교안보 운동장을 확 넓힐 필요가 있다.
북한이 큰 실수를 했다는 핵심 근거는 적(敵)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총부리를 맞대게 된 우크라이나는 말할 것도 없고, 나토(NATO) 32개 가입국의 지척의 전선에 뛰어든 북한군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다. “확인할 수 없다”며 나토가 북한 파병에 유난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이미 나토 파병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수행 중인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위협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헤즈볼라, 하마스에 무기를 대는 것을 넘어서 러시아 최신 군사 기술이 북한을 거쳐 이란, 시리아로 흘러 들어가는지를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할 것이다. 여차하면 이스라엘이 8000㎞의 거리를 뛰어넘어 북한에 보복할수 있다는 얘기는 예전에도 있었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이런 나라들과 연대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유엔의 대북 제재일 수도 있고, 정보기관과 군(軍) 협력 강화일 수도 있다. 무기 공급 우선권을 정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틈만 나면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고 자랑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뭐라고 할지 궁금해진다. 분명한 건 그가 뭐라 하든 북한의 이번 행보는 한미 관계에도 변화를 강요한다는 점이다. 이제 북한 견제는 유럽, 중동 평화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한국 혼자 뒤집어쓸 부담이 아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그가 내밀 계산서 내역이 달라졌다.
우리끼리 점검해볼 일도 있다. 우리 외교부와 국정원은 러시아가 어떻게 우리 뒤통수를 쳤는지, 어쩌다 감쪽같이 속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런 다음 러시아에 한국을 척지고 북한을 끌어들인 대가를 물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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