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원 가나안 이사 국감 증인 채택 막판 철회…신성통상 '편법 증여' 의혹은 '진행형'
신성통상의 지배회사인 가나안의 염상원 이사가 오는 28일 진행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막판 철회됐다. 당초 신성통상 관련 편법 증여와 자진 상폐가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신성통상은 탑텐, 올젠, 지오지아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의류 기업이다.
▶염태순 회장 증여 과정서 문제 시작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28일 있을 종합감사에 염상원 가나안 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막판 철회됐다. 가나안이 최대 주주인 신성통상은 최근 편법 증여 의혹과 자진 상장폐지 추진 논란 등으로 입방아에 오른 만큼 종합감사에서는 이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종합감사에 염상원 이사가 증인으로 나서지 않게 되면서 신성통상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염상원 이사는 1992년생으로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의 장남이다. 가나안의 지분 82.3%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바로 염 이사다. 염 이사는 19세였던 지난 2011년 가나안의 지분을 80% 이상 취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앞서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신성통상의 지분 증여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오 의원실에 따르면 염 회장이 지난 2021년 6월 7일 세 딸인 염혜영·혜근·혜민씨에게 신성통상의 지분을 각각 574만8336주(4%)씩 증여했다. 이에 따라 염 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은 8.21%까지 감소했다. 증여 당시 코스피 상장사인 신성통상의 주가는 2645원으로 자녀들의 1인당 증여액은 약 152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3개월여 뒤인 9월 14일 신성통상 최대 주주인 가나안이 염혜영·혜근·혜민씨로부터 신성통상 주식 100만주씩을 주당 4920원에 장외 거래로 매수했다는 점이다. 매수 당일 장중 최고가는 4295원이었는데 이보다도 625원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는 점에서 고가 매수라는 지적이다. 이 매각 가격을 증여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세 자매는 해당 거래로 약 22억원씩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신성통상은 장외거래 전날인 9월 13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당기 순이익이 2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9억원)보다 약 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 의원은 "염태순 회장은 신성통상의 대표이사이자 주주로서 개인주식을 증여할 당시 신성통상의 2021년 실적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주가가 오르기 전에 개인주식을 세 딸들에게 증여하고, 주가가 오른 뒤 가나안을 통해 세 딸들의 주식을 일부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현금증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업무상 배임이나 상증세법 제35조에 따른 '고가양도에 따른 이익 증여'에 해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발적 상장폐지, 사주 일가 잇속 챙기기?
신성통상이 시도했던 자발적 상장폐지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지난 6월 신성통상의 대주주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신성통상 지분 중 시장 유통 물량 22%를 공개 매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가나안이 공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300원으로, 주당 순자산(3136원)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공개 매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주주 사이에서는 헐값에 주식을 사들여 사주 일가의 잇속을 챙기려 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신성통상이 상장 폐지될 경우 신성통상에 쌓인 이익잉여금은 사주 일가에 흘러들 가능성이 크고, 상장사의 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성통상의 급성장에는 2018년부터 시작한 한일 무역분쟁의 역할이 컸다는 점이 공분을 샀다. 당시 유니클로 등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탑텐 매출 등이 급성장했는데, 회사가 배당에 소극적이면서 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에 대해 신성통상 관계자는 "배임이나 불공정 거래 관련해서는 문제 제기가 이뤄진다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증여 문제는 상증법상 종가에 20% 할증해서 (매수)하게끔 돼 있어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폐지 추진과 관련해서는 현재 내부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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