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몰리에르상 9차례 수상’ 조엘 폼므라의 연극,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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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연극인으로 꼽히는 조엘 폼므라.
현대 연극의 거장 피터 브룩도 조엘 폼므라를 "최고의 장인"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이야기와 전설'과 관련해 조엘 폼므라는 "인간과 사물의 경계에 있는 로봇들을 통해,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며 "이 이야기가 한국에 어떤 울림을 전달할지 무척 궁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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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므라 “로봇 통해 인간성 고민
한국에 어떤 울림 줄지 무척 궁금”
프랑스를 대표하는 연극인으로 꼽히는 조엘 폼므라. 그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이 첫 한국 공연을 앞두고 있다.
조엘 폼므라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몰리에르’ 연극상을 9차례나 받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현직 시절, 아니 취임한 지 1개월도 안 됐던 시점에 극장으로 달려가 그의 작품을 관람하기도 했다. 현대 연극의 거장 피터 브룩도 조엘 폼므라를 “최고의 장인”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조엘 폼므라 프로덕션의 내한 공연작은 ‘이야기와 전설’(사진)이다. “우리는 이제 ‘로봇’이라는 말을 안 써, ‘인공인간’이라고 불러줄래?” 여느 청소년들이 쉴 새 없이 떠드는 자리에 인공지능(AI) 로봇도 껴 있다. 이들 사이에서 존재하지 않는 위화감은 오히려 객석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외양뿐 아니라 행동양식까지 인간과 구별 불가능한 수준에 다다른 로봇과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청소년들이 겪는 고민을 다룬다. 다만 사랑, 성, 부모 관계 그리고 죽음까지의 고민 범위는 청소년만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배우 10명이 청소년 남녀, 부모, 교사, 로봇 등 역할을 맡아 11개 에피소드를 이끈다.
‘이야기와 전설’의 무대는 조엘 폼므라 특유의 스타일로 꾸며진다. 장치나 장식을 최소한으로 두고 배우의 연기에 초점을 맞춘다. 극 중의 11·12·13세 청소년들이 인공인간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통해, 인간성 자체에 대한 질문이 무대 안팎으로 형성된다. 청소년들과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을 나누기도 하는 인공인간들이 그와 동시에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10대 초중반 시절이 인격 형성의 변곡점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조엘 폼므라가, 인공인간 존재에 의해 청소년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실험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엘 폼므라는 “AI의 위험이나 기계 반란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자연적인’ 인류와 ‘재구성된’ 인류 또는 인공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해보고자 했다”며 “어린이와 로봇들이 교차하는 작은 이야기들을 제안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몰리에르 연극상 중 최우수작품·극작·연출·효과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조엘 폼므라를 알고 있던 이에게는 예상 밖의 작품일 수도 있다. 앞서 그가 프랑스 혁명을 다룬 6시간 분량의 ‘괜찮아, (1)루이의 종말’을 내놓아 주요 시상식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다만 ‘피노키오’ ‘빨간 망토’ 등 그의 후속작들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관계 형성을 들여다보며 인간성 탐구에 천착했다. ‘이야기와 전설’과 관련해 조엘 폼므라는 “인간과 사물의 경계에 있는 로봇들을 통해,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며 “이 이야기가 한국에 어떤 울림을 전달할지 무척 궁금하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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