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의 매크로VIEW] 맥도날드와 미국 대선

보름 정도 만을 남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추가 다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민주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빠르게 부상했지만, 9월 TV토론 이후 거의 두달 동안 정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경합주에서 지지세력을 결집하며 '파란색 승기'를 되찾으려는 모양입니다.
최근 조사에서는 트럼프의 역전을 예측하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자체적으로 분석한 미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가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될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해리스는 26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당선 확률로도 트럼프는 54%로 해리스(45%)를 크게 앞섰습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도 자체 예측 결과 트럼프가 해리스에게 승리할 확률이 52%로 처음으로 과반을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은 58%까지 올라갑니다.
공교롭게도 전날인 20일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맥도날드를 찾았다고 합니다. 필라델피아 북부의 벅스 카운티 피스터빌-트레버스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 나타난 트럼프는 앞치마를 입은 채였습니다. 그는 카운터 뒤에서 감자튀김을 만들고 또 드라이브스루에서 직접 주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길 건너 맞은 편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억만장자 트럼프가 맥도날드의 일일 알바생이 된 겁니다. 펜실베이니아에 도착한 트럼프는 "맥도날드에 일자리를 구하러 간다"면서 "평생 이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트럼프는 과거 대선 당시에도 유세를 다니며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를 먹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승리를 확정 지으며 전용기에서 맥도날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는 사진을 SNS에 공유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백악관에서 패스트푸드 만찬을 열기도 했지요, '트럼프의 남자'로 불린 전 선거대책본부장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저서에서 "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식단은 빅맥 두 개, 피시버거 두 개와 초콜릿 밀크셰이크"라고 밝히기도 했을 만큼입니다. 사실 트럼프는 2002년 맥도날드에서 광고모델까지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의 맥도날드 방문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의 의도라고 해석합니다. 해리스는 지난 7월 등판 직후 여러 연설과 선거 캠페인 광고에서 대학 시절 홀어머니 밑에서 학비를 벌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상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유세 등에서 반복적으로 "해리스가 맥도날드에서 일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해왔습니다. 트럼프는 이날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맥도날드에 확인했고, '거짓말쟁이' 해리스가 그곳에서 일한 어떤 기록도 없다고 말했다"면서 "그녀는 결코 그곳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만약 내가 그곳에서 20분을 머문다면 내가 해리스보다 20분 더 그곳에서 일한 것이 된다"고 비꼬기도 합니다.
세계 1위의 푸드기업 맥도날드는 미국 서민 문화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맥도날드의 브랜드 상징인 노란색 '골든 아치'는 그 자체로 강력한 미국의 상징입니다. 미국인의 85%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합니다. 미국인 8명 중 1명(전국민의 13%)이 맥도날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미국인이 맥도날드의 햄버거와 감자튀김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정치인들이 '서민 음식'을 먹거나 언급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세계 공통의 전략인 모양입니다. 국내 정치인들이 선거철 재래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겠지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출마 선언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오뎅(어묵) 먹는 것 같은 '쇼 정치'는 안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딱 한 달여 뒤부터 시장을 다니며 '어묵 먹방'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검찰의 때'를 벗고 정치인의 공식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지요.
현재도 미국 경합주 모두가 박빙인 데다 여론조사 역시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는 만큼, 누가 미국 차기 대통령이 될지 예단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선 기간, '맥도날드'라는 상징을 가져오려는 두 후보의 경쟁 또한 볼 만 합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헤어지자" 말한 여친 흉기로 살해한 김레아…1심 무기징역 선고
- 바위 틈에 거꾸로 갇힌 20대 여성…대체 무슨 일?
- "500엔을 500원으로 속여?…일본 자영업자들 분노한 이유
- 여교사 신체 불법 촬영한 고교생…"친구 3명 가담 여부도 수사"
- 젤렌스키 "북한군 6000명씩 2개 여단 훈련 중…돈 때문에 파병"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