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분노가 아닌 책임을 보여주는 리더의 품격

김창성 기자 2024. 10. 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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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의 아침 회의 풍경.

구성원의 의견을 구하는 것으로 포장했지만 실제 자신의 생각을 반박하는 발언이 있으면 반문하거나 분노하는 리더들은 사회가 바뀌어도 흔히 볼 수 있다.

시종일관 책임을 회피하거나 구성원에게 네 탓을 일삼는 리더들은 위기의 순간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눈앞의 단기 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게 리더의 무게지만 쇄신의 화두만 던질 것이 아니라 정작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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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머니S 건설부동산부 차장

"다들 내 의견이 어떻다고 생각하지?"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내가 틀렸다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의견 없어?"
(대답 없이 조용)
"(고함을 지르며)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어느 회사의 아침 회의 풍경. 구성원의 의견을 구하는 것으로 포장했지만 실제 자신의 생각을 반박하는 발언이 있으면 반문하거나 분노하는 리더들은 사회가 바뀌어도 흔히 볼 수 있다.

끝이 안보이는 불황 장기화로 경제가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교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몇 년 전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모 기업의 부서장이 팀원들에게 마구 폭언을 쏟아낸 일화가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팀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화를 주체하지 못한 부서장은 한 팀원을 가리키며 질문했다.

"자네 축구선수를 하다가 그만뒀다고 들었는데… 경기를 하다가 선수가 부진하면 어떻게 하지? 선수를 빼 버리지 않나?"

"네, 맞습니다. 팀의 특정 선수가 부진하면 선수를 교체해야 합니다. 하지만 팀 전체가 부진하게 되면 감독을 경질합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발언에 부서장은 말문이 막혔다. 회의실엔 정적이 흘렀다. 해당 일화가 두고두고 회자된 것은 통쾌함을 느낀 이들이 부서장의 폭언을 견디던 팀원들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위기가 지속되며 기업의 리더가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사업계획의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리더의 의사결정은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때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택으로 과감한 사업 조정과 인사 교체에 나선 것은 이런 이유일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인적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적 정체와 주가 하락,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까지 CEO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3분기(7~9월) 영업실적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어 CEO는 물론 임원 교체의 칼바람이 예고됐다. 위기 상황일수록 경영자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정비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시종일관 책임을 회피하거나 구성원에게 네 탓을 일삼는 리더들은 위기의 순간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눈앞의 단기 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게 리더의 무게지만 쇄신의 화두만 던질 것이 아니라 정작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건 구성원들의 몫이기도 하겠지만 리더의 경영 능력에 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위기에 빠진 건설업계는 어떤 능력을 가진 리더가 선봉에 나서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김창성 머니S 건설부동산부 차장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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