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못가는데 위약금…고령자 해외여행 분쟁 증가

이연우 기자 2024. 10.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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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계약 시 특별약관 등 중요 정보 꼼꼼히 확인해야"
한국소비자원 제공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관련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자의 경우, 패키지 상품 등의 계약 과정에서 위약금과 같은 중요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여행 관련 고령자(60세 이상)의 피해구제 신청은 총 37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3년에는 전년 대비 331.0% 증가한 181건이 접수됐다.

피해구제 신청이유는 ‘출발 전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불만’이 63.8%(236건)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계약불이행’ 12.7%(47건), ‘품질·용역 불만’ 8.9%(33건), ‘안전사고 및 시설 피해’ 5.7%(21건) , ‘항공 관련 불만’ 4.0%(15건) 등의 순이었.

이 중 ‘출발 전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불만’의 세부 내용을 보면, ‘건강상의 이유’로 인한 계약 해제가 43.6%(103건)로 최다였다. 이어 단순 변심 및 출발일 변경 등 ‘소비자의 개인적 사정’ 26.7%(63건), 상품내용 및 일정 변경 등 ‘여행사의 사정’ 17.0%(40건)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국내 8개 여행사(교원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트리풀, 타이드스퀘어 투어비스, 참좋은여행, 하나투어·가나다순)와 9개 홈쇼핑사(공영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 신세계라이브쇼핑, SK스토아, NS 홈쇼핑, GS SHOP, 현대홈쇼핑, 홈앤쇼핑·가나다순)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에 나섰다.

이들의 해외여행상품 426개 약관을 조사한 결과 28.2%(120개)가 ‘국외여행 표준약관’을 사용했고, 71.8%(306개)는 ‘특별약관’ 또는 ‘특별약관과 표준약관을 혼용’했다.

계약 시 여행사와 소비자가 별도로 합의한 특별약관은 표준약관보다 우선 적용된다. 따라서 소비자가 여행을 취소할 경우 여행사는 항공권‧숙박‧성수기 관광지 입장권을 미리 확보하는 등의 이유로 '국외여행 표준약관'이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높은 취소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특별약관이 적용되는 상품은 고령자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질병‧상해 등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하는 경우에도 '국외여행 표준약관'과 달리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어 약관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한 고령자는 여행 중 안전사고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여행자보험 정보 제공 현황을 살펴본 결과, 여행자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안내한 414개 상품 중 22.7%(94개)는 가입조건, 보장내역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이와 함께 소비자원은 최근 2년 내 해외여행상품을 이용한 고령자 366명에게 불만 경험을 설문조사(복수응답)했다.

설문에서는 ’계약내용을 사전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응답(36.9%)이 ’식사‧숙소 등에 대한 불만‘(47.8%) 다음으로 많아 여행사 등은 중요정보를 정확히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홈쇼핑 9개 사와 국내 주요 9개 여행사를 대상으로 계약의 중요 내용에 대한 표시를 개선하고 고지를 강화해 줄 것을 권고했다.

홈쇼핑 9개 사는 여행상품을 예약한 소비자에게 상품의 세부내용이 안내된 사이트 주소(URL)를 발송하고, 홈페이지에 중요내용을 강조해 표시하는 등 정보 제공 프로세스를 강화해 고령자 피해 예방에 동참하기로 했다.

국내 주요 9개 여행사도 소비자에게 특별약관 등 중요사항에 대한 고지를 강화하고, 여행자보험의 보장내용 등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계약 전 항공‧숙박 등 여행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할 것 ▲질병‧상해 등으로 취소할 경우 위약금이 발생하는 특약이 포함된 계약인지 확인할 것 ▲고령자의 경우 여행 중 사고·상해 등에 대비해 계약에 포함된 여행자보험의 세부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것 등을 당부했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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