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 기관장이 죄인입니까"[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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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 기관장이 죄인입니까. 국정감사하러 오셨으면 피감 기관장의 설명을 들으셔야죠."
15일 열린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서울특별시 국정감사.
오세훈 서울시장의 답변에 답답함이 묻어났다.
서울시에도 쟁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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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 기관장이 죄인입니까. 국정감사하러 오셨으면 피감 기관장의 설명을 들으셔야죠."
15일 열린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서울특별시 국정감사. 오세훈 서울시장의 답변에 답답함이 묻어났다. 옆자리에 앉은 처지에선 얕은 한숨이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답변을 듣기도 전에 질의를 이어가기 일쑤였다. 상임위원장은 "30초 내에 답변해달라"고 채근했다. 선거 토론도 이렇게는 안 한다. "질의 시간 운영은 최종적으로 위원들의 권한"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데, 국감은 예외인가 싶었다. 국감 파행을 뉴스로만 접했지, 직접 경험할 줄은 몰랐다.
국감은 정책 입안과 예산 집행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취지를 잘 살리면 행정의 윤활유 구실을 할 수 있다. 서울시에도 쟁점이 많았다. 디딤돌소득, 한강버스, 외국인 가사관리사, TBS,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고립은둔청년, 월드컵경기장 잔디, 올림픽 유치 등 '먹고 살고 즐기는' 문제를 망라했다. 국감을 앞둔 시청엔 비상이 걸렸다. 평일·주말 할 것 없이 회의가 이어졌다. 고역이라 여기지는 않았다. 오해를 풀고 이해를 구하면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겠다 기대했다.
돌아보면 허튼 낙관이었다. 겉핥기식 질의는 그나마 나았다. 자치사무와 무관한 정쟁 유발형 질의에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TBS 소수노조 지부장은 증언인지 공격인지 모를 발언을 쏟아냈다. 논란이 된 정치 장사꾼의 이름까지 등장하자 짙은 회의감마저 들었다. 민생보다 가십을 앞세우는 국감이라니. 다른 민주주의 국가였다면 "국회에서 별소리 다 듣겠네"라며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법을 바꿔야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답하는데도 성난 목소리로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의원도 있었다. 정말 약자를 도울 생각이 있는지 의아하기까지 했다.
내친김에 하나 더. 지방자치단체 대상 국감의 적절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국회는 국가위임사무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에 한정해 지자체를 감사한다. 실상은 국회가 자치사무 감사를 거리낌 없이 남발한다. 이에 2020년 10월 18일 이재명 경기지사는 "근거 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자체는 감사원과 중앙부처, 지방의회로부터도 감사를 받는다. 이미 겹겹이 감사다. 분권의 가치에 미루어보면, 예산·인사는 물론 감사에 대한 책임도 지방에 맡겨야 한다. 국회 다수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가 입법에 나서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본론으로 돌아와, 한편의 소동극과 같던 국감을 회고하면 '모질다'라는 단어만 떠오른다. 호통에 주눅이 든 공무원, 7시간 기다려 3분 남짓 답변한 기업인, 이들과 함께 벌서듯 대기하면서 골머리를 앓았을 동료들까지. 묻는 의원은 상대의 사정을 헤아려보긴 했을까.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덕에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된다. 각자의 역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비로소 세상은 발전한다. 한쪽의 역할을 업신여기고 깔보는 태도로는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룰 수 없다. 멸시를 버텨낸 모든 분에게 묵묵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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