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 오너家의 경영권 분쟁, 11월에는 끝내야

김동욱 기자 2024. 10. 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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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중지란(自中之亂). 같은 편끼리 하는 싸움이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현재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모습을 설명하는 데 적절하다.

형제 측은 해당 통합을 '을사늑약'이라고 표현하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이 OCI에 넘어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지속적인 (한미약품)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iM증권, 2024년 10월16일 리포트)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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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끝내야 한다는 시각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미사이언스 본사. /사진=뉴스1
자중지란(自中之亂). 같은 편끼리 하는 싸움이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현재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모습을 설명하는 데 적절하다.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과 임종윤 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그룹이 둘로 쪼개지고 있는 상황에 뒷맛이 씁쓸하다.

모녀 측과 형제 측의 갈등은 지난 1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 과정에서 촉발됐다. 모녀 측은 해당 통합으로 OCI그룹의 자금력을 활용해 R&D(연구·개발)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형제 측은 해당 통합을 '을사늑약'이라고 표현하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이 OCI에 넘어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양측은 통합 추진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승리하며 분쟁이 일단락됐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7월 재점화됐다. 지난 3월 주총에서 형제 측 승리의 주역이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 편에 서기로 한 것.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로 주총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키 맨'(Key man)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모녀와 3자 연합을 구성하고 '선진 전문인 체제'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형제 측은 이에 대해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미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변화 필요성을 부인했다.

형제 측과 모녀 측의 갈등이 10개월째 이어지면서 한미약품그룹은 둘로 쪼개졌다. 지주사이자 형제 측을 대변하는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계열사이자 모녀 측을 대변하는 한미약품으로 나뉘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형제 측이, 한미약품은 모녀 측이 이사회를 장악한 상태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를 향해 '대주주 꼭두각시'라고 비난했고 한미약품은 '지주사 독재 경영'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너 일가 갈등이 지속하고 있는 사이 회사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올 3분기 실적부터 걱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한미약품은 올 3분기 매출 3755억원, 영업이익 522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도 3분기보다 매출은 3.0% 오르겠으나 영업이익은 9.2%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전년도 영업이익을 밑도는 컨센서스가 나왔지만 실제 실적은 컨센서스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증권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도 힘을 못 쓰는 중이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지속적인 (한미약품)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iM증권, 2024년 10월16일 리포트)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실제로 한미약품 종가는 올해 초(1월2일) 35만8000원에서 지난 22일 33만3000원으로 7.0% 내렸다. 주요 제약사인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의 종가가 같은 기간 각각 127.1%(6만7800→ 15만4000원), 34.9%(12만5800→ 16만9700원), 34.1%(11만7400→ 15만7400원) 오른 것과 차이가 크다.

이제는 경영권 분쟁을 끝내야 할 때다. 내부 갈등은 접어두고 흔들리고 있는 실적과 주가를 바로 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녀 측과 형제 측은 다음 달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표대결 결과에 승복하길 바란다. 임시 주총 결과는 결국 소액주주들이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표 대결에 패배한 측은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라는 말을 되새기며 추가 분쟁 없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데 협조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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