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들불축제’ 주민 청구로 되살리나?…주민 발의 조례 상임위서 수정 의결

민소영 2024. 10. 2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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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폐지 갈림길에 선 제주들불축제 핵심 행사, '오름 불 놓기'를 살리자며 지역 주민들이 발의한 조례안이 도의회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오름 불 놓기와 달집태우기 등 행사 내용에 대해선 주최 측 판단에 맡기는 내용으로 일부 수정됐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붉게 타오르는 들불을 보며 한 해 액운을 쫓고 소원을 비는 제주 대표 축제, 들불축제.

하지만 탄소중립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전국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는 시기와 겹쳐 최근엔 제대로 열리지도 못했습니다.

제주시는 지난해 숙의형 원탁회의 등을 거쳐, 불을 놓지 않는 대신 빛과 조명을 활용한 축제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가 사라진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축제를 되살리기 위한 조례안을 발의해 청구했습니다.

이 조례안은 주민 천 명 이상의 서명을 얻어 청구 요건을 갖췄고, 도의회 심사를 거쳐 의장 명의로 발의됐습니다.

조례안을 심의한 상임위에서는 도지사가 아닌 제주시장이 폐지를 결정한 절차상의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김대진/제주도의원 : "의회에서도 계속 지적하는 사항인데.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이고, 도지사가 원탁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해서 결정대로 하면 되는데."]

불 놓기를 폐지한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원탁회의 결과를 보고하지 않는 등 시장 권한을 넘어섰다는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고태민/제주도의원 : "공론화 원탁회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걸 도지사에게 보고해야 해요. '불 위험성 없도록 들불축제를 추진하라' 이렇게 (도지사가) 얘기하면 제주시장은 이에 맞춰서 콘텐츠를 맞춰서 하면 되는 겁니다."]

제주도는 상위법과 충돌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희찬/제주도 관광교류국장 : "'목초지 불놓기'는 산림보호법에서 규정한 부분과 조금 상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도의회 문광위는 심의 끝에 '불 놓기' 등을 포함해 들불축제를 개최하도록 하는 강행 규정을 '포함할 수 있다'로 완화해 수정 가결했습니다.

이 조례안은 24일 제2차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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