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병원까지 폭격…어린이 등 70명 사상
헤즈볼라 겨냥한 공세 강화
이 “이란에 대한 대응” 언급
‘자금 벙커’ 병원 지목하기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고강도 폭격을 연일 이어가는 가운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병원 주변이 공격을 받아 어린이 등 1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베이루트 남부 라피크하리리 대학병원 입구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로이터는 병원 주차장이 폭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3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공습은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미국의 압박에도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일대에서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레바논 각지에 위치한 헤즈볼라 연계 금융기관인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30곳을 공격하는 등 헤즈볼라의 돈줄을 끊기 위한 공세에 돌입했다. 알카르드 알하산은 레바논 전역에 30개 넘는 지점을 두고 있으며, 15곳은 인구가 밀집된 베이루트 중심부와 교외 지역에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레바논 남부를 찾아 전선을 둘러본 후 알카르드 알하산 등을 겨냥한 공습과 관련해 “이 모든 것은 이란에 대한 대응”이라며 “우리의 표적은 이란이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보내는 장소”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자금을 보관하는 벙커가 있는 곳으로 베이루트 남부의 알사헬 병원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알사헬 병원 지하에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폭살한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용하던 대피용 벙커가 있으며, 지금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시민들에게서 갈취한 돈을 보관하는 중앙 금융시설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병원 단지를 수년간 지켜봤다며 “벙커 안에는 금과 현금 5억달러(약 6900억원)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공군은 이 단지를 계속 감시하고 있지만, 병원 직원들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 발표 직후 알사헬 병원 건물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주변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폭음이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마제흐 지역을 표적 공습해 이란에서 자금을 전달받는 역할을 해온 헤즈볼라 간부를 살해하기도 했다. 베이루트 국제공항 인근도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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