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한동훈과 면담 후 추경호 불러 만찬…친한 “갈라치기” 부글

유설희 기자 2024. 10. 22. 21: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한 “당 대표 25분 세워둬 홀대…배포한 사진도 훈시 느낌”
추, 배석자·만찬 내용 등 안 밝혀…친윤 “만남 자체가 중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들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단체방에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자신과 회동한 후 추경호 원내대표와 만찬을 했다고 한 줄 짤막하게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과의 회동에선 한발도 양보하지 않더니 곧바로 친윤석열(친윤)계 추 원내대표와 만난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홀대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회동 이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참모진이 함께한 만찬에 추 원내대표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결과에 실망한 한 대표가 회동 후 직접 국회에 와서 설명하려던 계획을 바꿔 박정하 비서실장에게 브리핑을 맡기고 귀가한 상황이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의도에서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그 이후에 (대통령실 측에서) 연락이 있어서 여러 분 함께하고 있는 자리에 제가 잠시 갔던 것”이라며 “그런 경우는 통상 있는 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는지, 만찬에 배석한 다른 여당 인사는 누구였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답하지 않았다.

한 대표가 친한계에 이 같은 사실을 공유한 건 윤 대통령이 전날 자신과의 회동은 별 성과 없이 마무리하고 바로 추 원내대표를 만났기 때문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전형적으로 갈라치기하는 것 아니냐”며 “모양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친한계도 불만을 쏟아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대표가 4시 반부터 하기로 해서 도착을 했는데 대통령께서 유럽연합(EU) 사무총장과 전화를 한다고 하면서 늦게 오셨다”며 “한 25분 정도 늦게 오셨는데 대표를 그냥 밖에다 세워놨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면담 사진을 두고 “무슨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나 혹은 언론에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이다 해서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얘기한 비서관도 같이 대동해서 오셨더라”며 “대놓고 당에서 하는 얘기를 우리는 들어줄 수 없어라는 것들에 대한 명시적인 메시지 아니겠냐”고 했다.

그는 “자기 당의 대표에 대해 용산에서 했던 그런 의전 같은 것들은 너무 심하다”며 “비서실장과 대표를 앞에 앉혀놓고 훈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너희들은 내 밑에 있으니까 알아서들 해라는 것들을, 뭐 그런 권력관계의 위상을 보여주시려고 한 것인가”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또 24분이나 밖에서 기다리면서, 대통령의 외교 일정 때문에 기다리면서 여러 가지 마음이 복잡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친한계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반응들을 보면 그게 뭐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지 않으냐라는 식의 반응인 것 같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윤계 강명구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에 자연스러운 만남이었고, 어떤 결과가 어제 회동으로 나오는 것도 이상하다”고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