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요”…높은 수수료에 속 끓는 외식점주
매출 하락 우려로 실행은 적어
김밥집을 운영하는 방모씨(52)는 지난 7월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올리자 앱 탈퇴를 고민했다. 2만원 이하 메뉴는 팔수록 손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달앱을 탈퇴하면 가게 운영이 불가능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탈퇴하고 싶지만 매출이 플랫폼에 종속된 상황이라 어려웠다”면서 “지금은 공공배달앱 등 새로운 매출 루트를 개척해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상당수의 외식점주들이 배달앱 탈퇴를 고민하지만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행에 옮기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전국 외식점주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88명(80.0%)이 높은 수수료 때문에 배달앱 탈퇴를 고려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탈퇴를 고민한 이들 네 명 중 세 명(73.9%)은 실제로 배달앱을 탈퇴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탈퇴하지 못한 이유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업체가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어서’ ‘앱 없이는 배달할 수 없어서’ 등 대안이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배달앱에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었다. 배달앱을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40%라는 응답(41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0~20%(28명), 60~80%(14명) 순이었다.
이들이 광고비를 포함해 배달앱에 지출하는 비용은 배달수수료율 수준보다 높았다. 배달의민족 등 주요 배달 3사의 수수료율은 9.7~9.8%다. 그런데 광고비를 합한 배달앱 지출 비중은 ‘매출액의 25% 이상’이라는 응답(37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15~20%(35명), 10~15%(16명)가 뒤를 이었다.
수수료 상한제에 대해서는 3명 중 2명(67.3%)은 ‘긍정적’이라고 답해 ‘부정적’(14.5%)이라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앱 시장이 포화 상태라 배달앱들이 광고비 등 출혈경쟁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배달수수료 상한제 등 정책 개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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