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계속 확대”…“무리한 추진, 예산 낭비”
[KBS 전주] [앵커]
현 정부는 쌀 재배 면적을 줄이고 수입 밀을 대체한다며 가루쌀 재배와 소비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성급하고 무리하게 추진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을 들녘에서 가루쌀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가루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을 수 있어 빵이나 면, 과자를 만드는 데 쓰는 가공 전용 품종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전북 2천3백 헥타르를 포함해 전국의 논 8천4백 헥타르에서 가루쌀 만 천 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천27년까지 한 해 수입하는 밀가루의 10퍼센트인 20만 톤을 가루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지난 7일 : "가루쌀의 경우는 쌀 재배 면적을 감축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 식량 안보를 위해서 밀 수입이 워낙 많으니까 밀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하는 점을 강조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가루쌀 재배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난해부터 이미 재배 안정성과 가공 적합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루쌀 품종은 벼 이삭에서 싹이 나는 수발아 피해가 심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고, 글루텐 성분이 없어 빵이나 면을 만들기 어려운 탓에 밀가루를 대체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겁니다.
수입 밀보다 세 배나 비싼 가격과 높은 보관 비용, 제분 비용은 농식품부도 인정하는 문제입니다.
이러다 보니 가루쌀 제품 개발과 소비 확대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농식품부가 실적에 급급해 성급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원택/국회 농해수위 위원/지난 11일 : "(품종을) 개발·보급하는데 보통 10년 걸리는데, 이건 5~6년 만에 보급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급발진이다라고 주장을 하고 적정한 수준에서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계속 급발진이다."]
가루쌀 품종을 개발한 농촌진흥청은 현재 보급한 품종의 문제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권재한/농촌진흥청장/지난 11일 : "장기적으로 보면 2027년까지 수발아율은 10%대 미만으로 하고 생산량은 지금보다 수량이 10% 올라가는 그런 형태를 목표로 품종 개발을 현재 진행중에 있습니다."]
한정된 농업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문금주/국회 농해수위 위원/지난 11일 : "가격 경쟁력도 가루쌀에 비해서 높은 우리밀을 오히려 활성화하는 정책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느냐, 농진청에서는 수입 밀과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우리밀 품종을 개량해서 보급하는 것이…."]
쌀 수급을 조절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가루쌀 전면 확대 정책으로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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