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사진…김종혁 "교장선생 훈시하나" 정청래 "입시상담 했나"

조현호 기자 2024. 10. 22. 19: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대통령 한동훈 빈손 회담 보다 비판 거세 …MBC "당정관계 최악으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에서 아무런 성과없이 빈손으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런 내용적 문제보다 대통령실이 내놓은 사진을 두고 “교장선생 훈시하나”(김종혁) “입시상담하냐”(정청래) 등의 자조섞인 평가가 나왔다. 이번 회동으로 갈등이 되레 최악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파인그라스에서 면담을 가졌다. 81분간 회담을 했다고 하는데, 애초 4시30분이라던 약속시간과 다르게 윤 대통령이 20여분 늦게 도착해 한 대표가 서서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져 친한계 반발을 샀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저녁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연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과 회동에서 첫째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두 번째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세가지 방안, 즉 대통령실 인적쇄신, 대외활동중단, 의혹 사항들 설명 및 해소 그리고 특별 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 세 번째 여야 의정 협의체에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박정하 비서실장은 “정부의 개혁 정책과 외교 안보 정책에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는데, 다만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실장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김 여사 해결 3대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등에 일절 답하지 않고 대통령실에 확인하라고만 했다.

사실상 빈손회담이라는 평가로 해석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오후 강화풍물시장 앞에서 빈손회담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해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당의 이름을 참 좋아한다”며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 국민의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빠져나갔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20분 넘게 지각한 것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회담을 했던 사진이 큰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이 내놓은 9장의 사진 가운데 함께 파인글라스에 앉아 회담하는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이 책상에 두팔을 벌려 잡고 앉아서 얘기하고 맞은편에서 한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이 그 말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나누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한 대표는 혼자고 대통령실에서는 여러명이 나왔다. 사진=대통령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실 저는 어제 장면에서 충격을 받았던 것은 대표가 4시 반부터 하기로 해서 도착했는데 대통령께서 EU 사무총장과 전화한다면서 한 25분 정도 늦게 왔는데 대표를 그냥 밖에다 세워놨다”며 “비서실장이 배석한다고 했지만 사진을 보면 용산에서는 여러 분들이 나왔다. 여섯 일곱 분이 우르르 거기 서 계시고, 당에서는 아무도 없이 한 대표 혼자 거기 들어가 있는 것 아니냐. 그것도 모양이 너무 이상하더라”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다른) 사진을 보면 책상 앞에 윤석열 대통령이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앉아계시고, 앞에 비서실장과 한 대표가 뒤통수만 보이는 모습의 사진들이 릴리스 됐다”며 “마치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었다. 상당히 놀라웠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나 언론이 김건희 여사 라인이니 책임져야 한다고 지목한 비서관도 같이 대동해서 왔다는 점을 두고 김 위원은 “그것은 대놓고 당에서 얘기하는 얘기를 우리는 들어줄 수 없다는 명시적인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의 면담과 비교해도 너무나 차이가 난다고도 했다.

김 위원은 내용적으로도 “별로 성공적인 결과는 아니었다”며 “당의 인식과 대통령실의 인식이 너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총선에 나왔던 당사자로서 현장의 유권자들, 당원들 이야기는 정말 절박하고 심각하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실 반응들을 보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라는 식의 반응인 것 같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한 회담 사진을 두고 “형과 함께 가서 담임 선생님과 입시상담 했나”라며 “형식과 의전은 내용을 상징한다. 자리배치하곤...ㅍㅎㅎ”라고 썼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강화풍물시장에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빈손 회동이라는 비판을 두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 갈무리

한편, 전날 방송사들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회동이 빈손이라며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MBC는 21일 저녁 '뉴스데스크' <독대 대신 '80분 면담'‥김건희 여사 두고 입장차만 확인>에서 “대통령실은 면담 직후 서면 브리핑조차 내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 한 대표의 세 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며 “친한계가 우려한 빈손 회동이 현실화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MBC는 “기대를 모았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회동이 사실상 입장차만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면서 당정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흐르게 됐다”고 내다봤다.

김하림 TV조선 기자도 같은 날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저희 취재 결과 인적쇄신 요구 관련해 한 대표가 관련 인사들도 언급한 걸로 알려졌는데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근거가 있냐, 특별한 문제는 없지않냐는 취지로 얘기해 사실상 거부했고, 김 여사 외부활동 자제 요구에도 제2부속실을 설치하면 될거라고 해, 이것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대통령실 입장을 두고 “한 대표의 요구 사항들이 대통령이 곧바로 수용하겠다고 답을 주기엔 어려운 문제 아니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결국 '빈손회동이란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당정관계 회복 가능성은 있는 거냐'는 윤정호 앵커 질의에 김 기자는 “이번 회동으로 양측의 생각이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것만 확인된 것 아니냔 평가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