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밸류업 기업의 길을 묻다] 스타트업과 상생… `지속가능` 고민하는 대기업들
계열사 네트워크 확보 등 선순환
국내 대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 밸류업(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의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친환경 제조로 전환하거나 스타트업 상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그 예다.
삼성전자는 유럽연합(EU)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ESRS)이 제시하는 92개 소주제에 각 산업 특성을 반영한 23개 이슈를 더해 115개의 이슈 풀을 구성했다. 국내 ESG 공시뿐 아니라 글로벌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는 수준에서 ESG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지속가능한 밸류업으로 이어간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각 이슈를 회사 전략과의 연관, 글로벌 이니셔티브와의 연계, 동종업계 주요 이슈, 밸류체인 분석 결과 등 4개 기준으로 구분한 후 상위 주제 13개를 선정해 기준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밸류체인 내 이해관계자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ESG 주제를 도출하기 위해 밸류체인 분석을 실시했다"며 "각 산업군별 ESG 이슈를 분석하고 각 부문과 사업부의 밸류체인 단계별 주요 ESG 이슈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ESG 관리가 기업가치와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ESG 포트폴리오 관리를 하고 있다. 리스크와 기회 요인에 대해서는 연 2회 정기진단과 함께 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지주사인 SK㈜는 ESG 점검 대상을 현재 우선순위 상위 자회사에서 2030년엔 전체 종속회사와 투자사를 대상으로, ESG 분쟁 이슈와 관련해서는 현재 관리권고 수준에서 2030년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단계별 목표를 각각 설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그룹은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의 ESG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며 "미래성장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사회 책임경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공존의 선순환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8~9월 기간 미국 보스턴·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에딘버러, 싱가폴, 일본 도쿄에서 ESG 단독 해외 기업설명회(NDR)를 가졌다. 이는 투자 유치가 아닌 ESG 현황을 알리는 목적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이런 행사를 한 곳은 현대차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당시 NDR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 안전·품질과 노무 부문 등에 대한 성과를 집중 소개했다. ESG 경영을 밸류업과 직접적으로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주요 대기업들은 ESG 경영을 밸류업의 기반으로 보면서 다각도 포트폴리오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스타트업 육성에서도 ESG 관련 기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LG소셜캠퍼스를 통해 ESG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원뿐 아니라 환경법규·기술지원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직접 현장에도 나가 실효성 있는 운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 계열사간 네트워크 확보도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참여한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매출과 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ESG 산업 생태계의 밑거름이 되는 스타트업 분야에서도 이에 대한 노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사회투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ESG연구센터와 작년 스타트업에 대한 ESG 평가 기준을 구축했다.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시리즈 A~C)와 업종을 구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새로운 사업 모델·기회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도 넣었으며, 객관적 비교를 위해 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스타트업들은 물론 대기업·투자자들의 요구가 많아 스타트업에 대한 ESG 평가 기준은 만들게 됐다"며 "국경간 탄소세, 공급망 실사법 등 ESG 법률 대응에 활용되고, 대기업의 1~2차 협력사로서의 역할 수행에도 도움이 기대된다.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모델로 대기업-스티트업의 협업 모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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