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축제와 비즈니스가 어우러지는 부산의 미래

손수득 벡스코 대표이사 2024. 10. 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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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뮌헨 맥주축제 벤치마킹
부산 ‘페스티벌 시월’ 등 융복합 콘텐츠 만들어야
손수득 벡스코 대표이사

지난 시월 첫째 주 부산은 발길 닿는 곳마다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찼다. 영화의전당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려 수많은 영화 관계자와 팬들이 부산을 찾았고, 삼락생태공원에서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열려 록 마니아들이 열정 넘치는 공연에 열광했다. 아시아 스타트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만드는 ‘FLY ASIA’와 청년들이 신기술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데이터 해커톤 대회(DIVE 2024)’도 열렸다. 이처럼 문화 산업 기술 등 6개 분야 17개 행사가 도시 전역에서 개최돼 활력 넘치는 에너지와 함께 부산은 가을을 맞이했다. 도시 한켠에서는 부산 시민과 관광객들이 문화 콘텐츠를 즐기고, 다른 곳에서는 여러 기술과 산업 이슈를 논의하는 전문 행사들이 동시에 열렸다.

페스티벌 시월로 활기찬 부산을 보면서 독일의 여러 도시들이 떠올랐다. 필자는 약 10년 동안 프랑크푸르트 뮌헨 함부르크 등 독일의 주요 도시에서 근무했다. 독일은 지역별로 특화 산업을 육성해 국토 전체가 균형 발전했다. 그 중심에는 전시산업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였다. 산업 기반이 몰락한 독일은 경제적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내수 생산품의 수출을 확대하기로 하고, 경제 회생 방안의 일환으로 전시회 개최에 힘써왔다. 독일은 지역별로 전략 산업이 태동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역 특성에 맞춘 전시회와 함께 도시 전체가 성장하며 세계적인 전시 강국이 됐다.

세계 최대의 박람회장을 보유한 도시 하노버의 이야기는 부산에도 희망이 된다. 하노버는 공장 자동화, 에너지,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세계적인 도시로 산업 발달에 일찍이 전시회를 활용해 왔다. 세계 최대의 산업 박람회인 하노버 메세는 1947년 최초로 개최돼, 첫해에만 53개국 약 74만 명의 방문객이 하노버를 찾아 3200만 달러에 가까운 수출 계약이 체결되는 큰 성과를 냈다. 해를 거듭할수록 하노버박람회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시장 확충도 이루어졌다. 현재 하노버박람회장은 전체 부지 면적만 100만㎡로 세계 최대 규모 전시장으로서 기계,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처럼 하노버가 가장 잘하는 전략 산업에 집중하고 이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플랫폼으로서 발 빠르게 전시회를 활용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로 전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뮌헨은 부산과 한층 더 가까이에 있다. 약 200년 전 바이에른 왕실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경마 경기에서 시작된 옥토버페스트는 맥주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가보고 싶은 세계적인 축제가 됐다. 매년 9월이면 약 600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세계 각지에서 옥토버페스트를 보기 위해 뮌헨을 찾는다. 지역색 강한 맥주들과 빅텐트를 가득 채우는 라이브 음악으로 축제와 도시 전체가 독일의 문화적 상징이 됐다.

뮌헨은 ‘옥토버페스트’라는 문화 콘텐츠를 촉매제 삼아 도시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옥토버페스트 기간 뮌헨 박람회장에서는 뮌헨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행사인 ‘Bits & Pretzels’이 열린다. 뮌헨에 특화된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과 전략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박람회장에서는 콘퍼런스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옥토버페스트는 모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옥토버페스트에서 스타트업 시상식을 진행하고 뮌헨 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투자자, 벤처 캐피털 및 엔젤 투자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행사를 열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부산도 다양한 문화적 강점과 전략 산업을 아우르는 부산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전략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그에 맞게 행사도 육성돼야 한다. 부산은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구도시로서 조선 해양 수산 관련 산업이 활성화돼 있다. 이에 맞춰 벡스코에서는 해양 산업과 친환경 에너지를 논하는 ‘부산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업 간 비즈니스 계약 체결을 지원하는 ‘수출 붐업코리아 위크’를 통해, 전시회와 문화 관광 프로그램이 연계돼 시너지를 더했다. 전시회를 계기로 부산을 방문한 바이어에게 지역 관광 프로그램과 바우처를 제공해 전시 행사를 기폭제 삼아 수출 지원뿐만 아니라 부산의 매력을 알리며 지역 경제 활성화 역할도 한 것이다.


도시 전역에 부산만의 콘텐츠를 즐기는 시민과 산업을 발전시키는 비즈니스 참관객들이 함께 공존해, 어떤 계기로 방문했든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세계인에게 각인되는 부산을 꿈꿔본다. 이렇게 부산이 가진 많은 가능성들이 움틀 수 있도록 페스티벌 시월을 비롯한 다양한 융복합 축제들이 앞으로도 부산을 가득 채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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