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기채 가격하락 베팅 인버스 투자자는 웃었다

빅컷에도 국채금리 되레 상승
美30년물인버스 8% 수익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오히려 반등하면서 미국 장기채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미소 짓고 있다. 시장에서는 채권 금리에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가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KODEX 미국30년국채울트라선물인버스(H)' 수익률은 8.34%로 국내에 상장된 채권형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 30년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한다.

비슷한 상품인 'RISE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H)'도 같은 기간 5.78% 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했음에도 장기채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19%를 넘어서면서 지난 7월 하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19%, 2년물 국채 수익률은 4.02%를 기록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한 달여 만에 60bp(1bp=0.01%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미 국채 금리가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기 전부터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재정지출 확대 기조에 따라 국채 발행이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장기채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연준의 '빅컷' 결정은 지지하지만 향후 회의에서 더 작은 폭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