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여전히 뜨거운 '가왕' "노래는 대중의 것, 앞으로도 음악할 것"[종합]

장진리 기자 2024. 10. 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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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영원한 오빠, ‘가왕’ 조용필이 돌아왔다.

조용필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20’ 간담회를 열고 “가수는 배워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다.

조용필은 이날 오후 6시 정규 20집 ‘20’을 발표한다. 2022년 ‘로드 투 20-프렐류드 1’, 2023년 ‘로드 투 20-프렐류드 2’로 20집으로 가는 여정을 차례로 보여준 그는 드디어 앨범 ‘20’의 완전한 날개를 펼친다.

‘20’은 록, 일렉트로니카, 발라드를 가로지르는 음악적 스펙트럼으로 ‘조용필 2024년 버전’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앨범이다. 시간이 지나도 진화와 발전을 멈추지 않는 조용필의 음악은 시원한 보컬과 세련되고 밀도 높은 멜로디와 세련된 비트로 K팝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다.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듣는 이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호쾌한 전기기타, 청량감 넘치는 절창, 고해상도의 사운드가 총동원돼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완성했다.

뮤직비디오는 뉴진스 ‘디토’, ‘이티에이’ 등을 만든 돌고래유괴단이 연출했다. 변요한, 이솜, 전미도, 박근형 등이 출연했다. 이주형 감독은 “희망이라는 단어가 유치해지리만큼의 깜ᄁᆞᆷ한 어둠 속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당신을 응원하는 음성과 시선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타이틀곡 외에도 앞서 ‘프렐류드’에 수록된 ‘찰나’, ‘세렝게티처럼’, ‘라’, ‘필링 오브 유’에 신곡 ‘타이밍’, ‘왜’가 실렸다. ‘타이밍’은 질주감 넘치는 일렉트로닉 팝 록으로,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돋보이는 곡으로, ‘왜’는 꿈처럼 아련한 조용필표 러브송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래도 돼’ 뮤직비디오가 최초 공개됐다. ‘가왕’ 조용필의 노래와 자칫 뻔할 수 있는 클리셰를 신선하게 표현해 끝내 눈물을 자아내는 돌고래유괴단의 신선한 기획과 연출, ‘대배우’들의 연기가 만나 새로운 충격을 선사했다.

뮤직비디오 상영 후 양손을 번쩍 들고 나타난 조용필은 “제 나이 70살 넘어서 신곡을 발표한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열심히 해봤다. 제가 1집부터 시작을 해서 20집이다. 20집까지 했지만 아마 앨범으로서는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새로운 좋은 곡이 있으면, 좋은 곡을 만들면 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조용필이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무려 11년 만이다. 전작은 대한민국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바운스’, ‘헬로’, ‘걷고 싶다’ 등이 수록된 19집 ‘헬로’다.

11년 만에 공들인 정규 앨범을 내놓은 조용필은 “나이 먹으면 그렇게 된다. 제가 1995년에 방송에 더 이상 출연 안 하고 콘서트만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역시 방송을 안 하니까 신곡을 내 봤자였다. 19집은 운이 좋았다. ‘바운스’가 그 정도로 반응이 있을지 몰랐다”라며 “이번 앨범도 만들어 놓고 그 다음날 악보를 보면 ‘에라이’였다. 전날 밤에는 괜찮았다. 그런 곡이 아마 수백곡 될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이번 앨범을 이달 초까지 녹음했다. 한 곡이 더 있는데 그 곡을 완성시켰다. 그런데 이 앨범에 참여를 못했다. 조금 성향이 앨범 속 노래들과는 달랐다. 이 다음에 내기로 결정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20집으로 마지막 찍는다고 하는데 (아니다). 2곡 내지 몇 곡씩 (묶어서 나올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약간 미쳐 가지고 21집까지 낼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했다.

▲ 조용필. ⓒ연합뉴스

타이틀곡 ‘그래도 돼’에 대해서는 “이 노래를 반 키 더 올려서 녹음할까 아쉬움이 있다”라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어 “올 봄에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우승자가 세리머니를 하지 않나. 같이 싸웠던 선수 한 명은 전혀 카메라가 비춰주지 않더라.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 속상하고 실망했겠지만 그 당시의 나 같았으면 ‘다음엔 이길 거야’, ‘힘을 가질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 ‘한 번 더’ 이런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까, 작사가 분을 만나서 이런 얘기를 들려주고 ‘이런 곡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든 이런 마음이 자기의 마음일 수 있다는 글을 직접적으로, 둘러 얘기하는 거 말고, 직선적으로 얘기하는 그런 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제가 그쪽(패자)의 팬이었다.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순 없지 않나.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 중에서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평생 ‘패자’의 마음을 느껴본 적 없을 것 같다는 질문에 조용필은 “미완성으로 늘 내놓지 않나. 늘 ‘만족한다’ 이런 마음으로 낸 적이 없다. 지금도 앨범을 들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 겉치레가 아니라 늘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다 그러다 끝난다. 뒤에서 이 정도면 됐을 것 같다고 하는데 나는 속으로 화가 난다”라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곡으로 주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힘들어도 일단 끝을 내봐야 한다. 계속 힘들다고 하면 하지 못한다. 무조건 힘들어도 해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수록곡 ‘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노래는 코러스도 아무 것도 없다. 제가 많은 곡을 내면서 이 곡처럼 많은 시간을 연습한 곡이 없을 것”이라며 “6개월은 한 것 같다. 가사가 여러 버전이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잘 맞는 가사를 선택해서 이 곡으로 녹음을 한 거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창법이나 가성이나 노래의 전달력이라든지 이런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가장 많이 연습한 곡”이라고 말했다.

조용필은 “저는 가수로서 노래하는 걸 좋아해야 하고, 음악이 좋아야 하고, 장르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들어야 하고, 계속 배워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창법이라든지 음성 내는 연습 방법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연구한다. 저 가수는 저렇게 했는데 난 될까 하면 바로 시험해본다. 그런 게 재밌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수를) 하게 된 저의 동기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표현이다.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표현이 대중에게 가면 대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사를 이쪽에서 써서 불렀지만, 그 가사는 결국 대중의 것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예전에는 그걸 모르고 했다. 음악은 좋으니까 하는 거지 했는데 나이를 먹으니 차츰 깨닫게 돼서 나이가 들면서 디테일하게 연구하는 편이다. 가수는 배워야 한다.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조용필. ⓒ연합뉴스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챙겨 듣는 것으로 알려진 조용필은 최근에는 AFKN을 들으며 팝의 트렌드를 읽고 있다. 그는 “요즘은 AKFN을 듣는다. 최신곡부터 옛날 곡까지 계속 시간대로 나오기 때문에 노래의 흐름과 장, 음악의 변화에 대해 많이 듣게 된다”라고 했다.

조용필은 “대한민국이 정말 대단한 나라 아닌가. 선진국에 들어왔고, K드라마, K팝 이런 것들이 알고 보니 90년대 말부터 조금씩 발전해 나갔더라. 저는 갑자기 BTS가 된 건 줄 알았는데 그 전부터 샤이니라든지 많은 가수들이 외국에 어필이 됐더라. 우리 가수들이 전 세계의 스타가 됐는데 조금 늦게 태어났으면, 저도 키가 크고 잘생겼으면 되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하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팔순에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 중인 조용필은 “소리가 옛날 조용필은 아니다. 거기에 대한 나름대로 나의 상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맞게끔 해야지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저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 정 안 되면 그때 그만두겠다. 감사하다”라고 변치 않는 음악 열정을 보였다.

▲ 조용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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