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오른 신성통상 편법 증여 논란…대체 무슨 일이?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최근 국정감사에서 신성통상 오너 일가의 내부정보를 활용한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신성통상은 올젠과 지오지아, 탑텐 등 패션·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중견그룹이다. 신성통상 승계 과정에서 편법 논란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15년 전 시작돼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현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에 대한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성통상 오너 일가의 편법 증여를 통한 조세회피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과거부터 이어진 신성통상 승계작업 중 한 지점에서 벌어진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신성통상의 승계작업은 2009년 시작됐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당시 보유 중이던 가방 OEM 업체 가나안 지분을 장남인 염상원 신성통상 이사에게 넘겼다. 현재 가나안 지분은 염 이사(82.43%)와 염 회장(10%), 에이션패션(7.57%)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션패션 지분을 염 회장(53.3%)과 가나안(46.5%)이 99.8%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나안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사실상 100%인 셈이다.
이후 가나안은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사격으로 확보한 재원으로 신성통상 지분을 매입해나갔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승계의 전형이라는 평가다. 그 결과 가나안은 지난해 말 기준 신성통상 지분 42.1%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염 이사가 '가나안→신성통상→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된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편법 논란은 염 회장이 2021년 지분 승계 마무리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염 회장은 그해 6월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씨에게 신성통상 지분 4%(574만여 주)씩을 증여했다. 당시 주가가 2645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증여한 주식 가치는 약 152억원으로 추산된다.
신성통상은 3개월여 뒤인 9월 당기순이익이 28억9732만원에서 226억5229만원으로 약 7배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직후 신성통상 주가는 4100원까지 급등했다. 공시 다음날 가나안은 혜영·혜근·혜민씨 세 자매로부터 신성통상 100만 주(각 0.7%)씩을 장외매수했다. 매수가는 4920원으로, 당일 장중 최고가인 4295원보다 625원 높은 가격이었다.
이 거래를 통한 세 자매가 얻은 수익은 각각 22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국감에서는 신성통상 오너 일가가 실적 개선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사실상 가나안의 현금을 증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런 행위가 업무상 배임과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상속증여세법상 '고가양도에 따른 이익 증여'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감에서 핵심 이슈로 부상하자 신성통상은 세무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국감에 참석한 강민수 국세청장은 신성통상 오너 일가의 편법 증여 논란과 관련해 "지금 그 이슈에 대해서 당연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한 이슈이니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국감에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신성통상의 승계 관련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염 회장은 지난 2월 세 자매에게 신성통상 지분 6%를 추가로 증여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신성통상은 유가증권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727억원 규모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눈여겨볼 대목은 신성통상 오너 일가는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시장 유통 물량 22.02%(3164만4210주)만이 공개매수 대상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의 자금을 활용해 신성통상에 대한 오너 일가의 간접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성통상의 자진 상폐는 요건 충족 실패로 불발에 그친 상황이다. 신성통상은 지난 6월21일부터 22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소액주주 지분 5.9%(846만6108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신성통상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77.98%에서 83.88%로 확대됐으나, 상장폐지 요건인 '특수관계인 지분율 95%'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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