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이후 또 율희, ‘이제 혼자다’ 논란만 굴릴 셈인가[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10. 22. 16: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예능 ‘이제 혼자다’에 22일부터 출연하는 전 라붐 출신 율희. 사진 TV조선



싸우고 싶은 사람을 불러 싸우고 싶은 상황과 싸우고 싶은 상대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과연 그 싸움 이후 지탄을 받아야 하는 것은 싸운 사람 당사자일까. 아니면 싸우라고 부추겼던 주변의 사람들일까.

TV조선 예능 ‘이제 혼자다’가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되는 출연자를 등장시켰다. ‘이제 혼자다’는 22일 방송에서 걸그룹 라붐의 멤버로 결혼과 동시에 팀을 탈퇴했던 율희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그는 첫 방송부터 결혼 5년 만에 파경을 맞은 상황뿐 아니라 세 아이의 양육권을 전남편 최민환에게 넘긴 이후 도달했던 악성댓글에 대한 힘겨움을 토로했다.

율희의 경우는 자의든 타의든 결혼과 이혼 과정에서 많은 잡음을 남겼던 인물이었다. 결혼 과정에서 팀을 탈퇴하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않아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결혼 이후 2019년 ‘살림하는 남자들’에 출연해 직장인 친구가 부럽다고 한 말이나,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아이 교육비로 월 800만원을 쓴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TV조선 예능 ‘이제 혼자다’에서 하차를 선언한 방송인 최동석. 사진 스포츠경향DB



물론 자연인의 입장에서 그가 그런 입장을 내는 것은 딱히 부자연스럽지 않지만, 그는 라붐 탈퇴과정에서 연예계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인물이었다. 결국 ‘이제 혼자다’를 통해 그는 또 한 편이 방송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율희의 등장이 의미심장한 것은 그가 방송인 최동석의 후임이기 때문이다. 최동석은 ‘이제 혼자다’가 파일럿 프로그램이던 7월부터 출연했다. 지난해 10월 전 부인 박지윤과 파경을 맞은 그는 아직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던 당시 ‘이제 혼자다’에 출연했고, 제작진은 출연을 강행했다.

애초 ‘이혼을 한 연예인이 제2의 삶에 적응하는 과정을 다루겠다’는 취지는 최동석 자체의 압도적인 화제성에 묻히고, 결국 그는 최근 박지윤과의 상간 소송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전파를 통해 일방적으로 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반대되는 증거의 등장으로 논란에 처하자 하차를 택했다.

배우 이상아 TV조선 예능 ‘이제 혼자다’ 출연 한 장면.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캡쳐



그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제작진의 존재감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존재감을 줄였다고 보는 편이 적절할 듯하다. 제작진은 초반 최동석의 경우나 배우 이범수와 소송 중인 이윤진의 등장에서도 그의 입장을 전했으며, 정규 편성 이후에는 배우 이상아가 전 남편인 김한석에 대해 저격성 발언을 이어갈 때도 ‘출연자 개인 입장’이라는 자막을 되풀이했다.

이 정도 되면 프로그램의 저의를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이혼 연예인의 제2의 삶을 열어주는 것인가. 아니면 이혼 연예인이 전 배우자를 대대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인가. 이 과정에서 상처 입는 것은 결국 당사자다. 최동석의 하차는 그런 부담감의 말로였으며, 앞으로 등장하는 율희에게 이런 과정이 없으리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방송인 최동석 TV조선 예능 ‘이제 혼자다’ 출연 한 장면. 사진 TV조선 방송화면 캡쳐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책임감을 갖지 않거나 심지어 상황을 방치해 이득을 보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이제 혼자다’ 제작진에 대한 지적이 필요한 이유다. 분명 프로그램으로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는 일은 중요하지만, 실제 한 사람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가며 방송이 지속할 명분은 부족하다.

율희의 출연은 ‘눈물 바람’을 예고하고 있지만, 그런 면에서 또 한 번의 비난 후폭풍이 예견되는 것은 기자 만의 염려는 아닌 듯하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가 상처받고, 제작진은 책임감 없이 손쉽게 다른 출연자로 ‘돌려막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면 이미 애초 취지와는 멀어졌다. 화제성으로 얻는 방송사의 이득과 달리 출연자의 상처와 피해는 직접적이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