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편의시설은 아직 '후진국'…"인센티브 방식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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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엔 한뼘에 불과한 문턱이 어떤 이에겐 매순간 극복해야 하는 장벽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사회 인프라를 바꿔나가는 과정"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사회적 감수성이 부족해서 다른 여타 복지 선진국과 복지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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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누군가엔 한뼘에 불과한 문턱이 어떤 이에겐 매순간 극복해야 하는 장벽이다. 흉내만 낸 경사로에 쩔쩔매는 유아차와 노인, 휠체어를 보면서 우린 어느 만큼의 사회적 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진다. 대법원이 이 문제를 두고 3년만에 공개변론을 연다.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는 모모(60대·가명)는 인근 전철역을 주로 이용한다. 그는 지하철을 탈 때 심심찮게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보곤 한다. 그들은 지하철을 타기 전 역무원을 불러 목적지를 미리 알린다. 역무원은 발판을 들고나와 기다리다가 지하철이 들어오면 이를 깔아 길을 만들어 준다. 지하철이 출발하면 목적지에 있는 다른 역무원에게 연락해 발판을 들고 대기하게 한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이용하는 이들이 직접 소송을 낸 것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제 도입 속도가 미진한 상황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해외와 비교하면 한국은 복지 수준이 부족하다"며 "장애인 접근성이 향상되면 그 혜택은 노인, 유모차 이용자 등에게로도 퍼진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선 '바닥 면적 50㎡(약 15평) 이상 점포'의 경우 장애인 편의시설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결과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이 의무화 대상인 건물은 19만0991개에 불과했다. 전체건물 수는 739만1084개의 2.6%다.
조한진 대구대 대학원 장애학과 교수는 "한국은 장애인 이동권에 관련한 법률을 공공기관이나 큰 시설부터 적용하고 2~3단계쯤에나 소규모 가게까지 대상이 넓어지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게다가 3단계도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일 때만 적용되다 보니 사실상 면제되는 업장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반해 미국 장애인법(ADA,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은 단계적 적용도, 면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90년 제정된 미국 장애인법은 공공건물을 넘어 상업 건물까지 반드시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소규모 건물부터 심지어 199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라도 예외는 없다. 이 법에 따르면 건물에 휠체어 경사로, 자동문, 엘리베이터, 장애인 주차장 등이 의무적으로 설치되어야 한다. 시설주가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5만 달러(약 5700만원) 이하의 벌금, 누적되면 10만 달러(약 1억1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일본에선 대부분의 신칸센(고속철도), 지하철, 버스는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도록 휠체어 전용 좌석과 경사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역무원이 승하차를 돕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네덜란드도 앱을 통해 도우미 서비스를 간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사회 인프라를 바꿔나가는 과정"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사회적 감수성이 부족해서 다른 여타 복지 선진국과 복지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독일 같은 경우에는 의무시설을 갖춰야만 영업 허가를 주는 식으로 강력하게 규제를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시설 규제가 들어가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하기 힘들어지는 게 현실이라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세 자영업자들이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면 거기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식이 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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