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불만족 1위 '임금'…절반은 연차 수당 못받아

5인 이하 사업장 평균 월급 223만원…200인 이상은 374만원

박영민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4년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동환경실태조사 분석 보고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가장 불만족하는 부분이 '임금'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용하지 못한 연차에 대한 수당을 지급받은 노동자는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8~9월 전국 19세 이상 노동자 82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전국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 중 노조에 가입한 노조원은 17.4%, 미가입 노동자는 82.6%였다. 정규직은 67.1%, 비정규직은 23.3%였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최근 3개월 기준 월 임금 총액(세전)은 223.2만원으로 집계됐다. 374.5만원을 받는 200인 이상 사업장과 약 150만원 차이를 보였다. 월 임금은 남성이 334.7만원으로 266.4만원을 받는 여성보다 높았다. 정규직의 경우 322.4만원을 받는 데 반해 비정규직은 266.5만원에 그쳤다.

직장에서 불만족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임금이 너무 적다'는 응답이 25.1%로 가장 많았다. '사내 복리후생 취약(12.5%), '회사 미래 불투명(11.8%)'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받은 연차휴가를 모두 소진한 노동자는 21.5%에 불과했다. 23.5%는 31~70% 사용했다. 10% 미만 사용한 응답자도 19.9%에 달했다.

미사용 연차 수당이 지급됐다는 노동자 역시 45.5%에 그쳤다. 사업장이 작아질수록 미사용 연차 수당을 받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미사용 연차 수당을 받은 노동자가 23.0%, 5~29인 사업장에서는 38.2%로 집계됐다.

직장 내 휴게시설도 미흡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33.8%가 설치했으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74.7%가 휴게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9인 사업장은 59.7%, 30~99인 사업장에서는 63.6%가 휴게시설을 갖췄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20인 이상 사업장은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최근 1년 동안 임금체불을 경험했다는 노동자는 건설업이 20.1%로 가장 많았으며 산업단지(14.8%), 특수고용·프리랜서(13.1%), 비정규직(10.8%) 등 순이었다.

포괄임금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노동자는 44.2%였으며 산업단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57%가 포괄임금을 받는다고 답했다.

노동자들이 정부에 가장 바라는 노동정책으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저임금 해소(32.1%)'를 꼽았다. 이어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고용안정(26.4%)', '노동법 위반 사업장 강력 처벌(25.1%)', '임금체불 및 포괄임금 오남용 사업장 강력 규제(24.5%)', '실업급여 수급 자격 확대 등 보장성 강화(21.8%)' 순으로 집계됐다.

민주노총은 "설문조사 내용을 중심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노동권 보장, 사각지대 노동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적용,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위한 법 개정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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