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접운용 늘어난다고?"…국민연금 거래증권사 확대하나

우연수 기자 2024. 10. 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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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곳 중 6곳은 외국계…하반기 한투·NH證 이름 올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직접 운용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 확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72조원을 해외주식 투자에 직접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은 앞으로 위탁 운용을 줄이고 직접 운용을 현재 44%에서 최대 55%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해외주식 거래증권사에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두곳이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매분기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로 8개 증권사를 선정하고 있다. 이 중 6~7개 자리는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돌아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계 증권사가 대부분이던 2020년 이전부터도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국민연금과 위탁매매 계약을 맺어왔다.

NH투자증권 역시 드나듬이 있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거래 증권사 자리를 유지해왔다.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 일반 거래 증권사에서 탈락하면서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에서도 이름이 빠졌지만, 하반기 재입성에 성공했다. 반대로 올해 1분기 신규로 들어온 삼성증권은 하반기부터 빠지게 됐다.

대형 증권사들의 국민연금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 자리를 둔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72조원에 달하는 해외주식 직접운용 규모가 앞으로 더 빠르게 커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직접운용 규모는 지난 2019년 말 64조1000억원에서 168% 급증했다. 상반기 말 기준 해외주식 비중은 전체 자산에서 3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직접운용 비중은 44.0%다.

올해 발표한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비중을 내년 35.9%까지 늘릴 예정이다. 2028년까진 주식을 포함한 해외투자 비중을 6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직접운용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 증권사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해외주식의 절반 이상을 위탁운용사에 맡기고 있었다. 그나마 직접 굴리고 있는 자산은 대부분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액티브)가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운용이었다.

하지만 위탁운용 수익률이 직접운용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을 직접 액티브로 굴리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7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선 해외주식 위탁 비중 목표 범위를 55~75%에서 45~65%로 하향하기로 결정했다. 직접 운용 비중을 우선 최대 55%로 늘린다는 것이다.

거래 증권사란 국민연금이 직접 자산을 운용할 때 거래 내역을 송·수신하는 증권사를 말한다. 개인들이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넣듯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들도 계약을 맺은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넣고 증권사는 위탁매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직접운용 비중을 늘리면 증권사에 맡기는 매매도 늘어나게 되니, 기대할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가 줄면서 거래 증권사 수가 10개 이상 줄어들기도 했는데, 해외주식에서라도 투자가 늘어나니 희소식"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선정은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중요한 수익원이기도 하고, 다른 기관들에게는 보증수표 역할을 해줘 레퓨테이션(명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까지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를 한투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이 주로 맡아온 데다 국내 증권사의 자리가 8개 중 2개에 불과했던 만큼 그 수혜가 중소형사로까지 퍼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또 국민연금이 개별종목 주식에 대한 액티브 투자를 늘려갈 예정인 만큼 해외주식 리서치 역량이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 역시 국내보단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더 유리하며, 중소형사들에겐 인력 확보 등 측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의 해외주식 리서치 기능이 아무래도 더 뛰어나기 때문에 외국계 선정 비중이 더 높고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 선정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거래가 안정적이고 무결하게 이뤄지는지, 이를 위한 시스템·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등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주식 비중이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거래 증권사 선정에 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 운용 강화 기조에 따라 선정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바는 없고 미리 말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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