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11월 왜 뜨거워졌나…‘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쏠리는 눈

조유빈 기자 2024. 10. 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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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블랙프라이데이‧중국 광군제 영향…오픈마켓 시작으로 확산
온‧오프라인 쇼핑대전 초읽기…알리‧테무 등 C커머스도 참전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국내 유통업체들이 11월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을 강조하면서 고물가로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녹인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쇼핑 비수기'로 여겨졌던 11월이 이제 국내 유통가의 최대 성수기로 자리매김했다. 일명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자, '할인의 달'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 행사인 '2023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린 서울 명동 거리 ⓒ연합뉴스

직구‧역직구족 겨냥해 행사 시작…'특수' 노려 동참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 성탄절과 연말 특수 사이에 끼어있는 11월은 본래 쇼핑 비수기로 여겨졌다. 연휴 때 많은 비용을 지출했거나, 연말 소비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 시기였다. 미국 최대의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 등 대표적인 할인 행사가 11월에 진행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유통가의 11월은 썰렁했다.

이 시기 해외의 쇼핑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는 일명 '솔로데이'인 11월11일을 '애인 없이 혼자 보내는 대신 온라인 쇼핑을 하는 날'로 만들어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했고, 이로 인해 광군제는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의 대표 쇼핑 축제로 자리 잡았다. 미국 유통업계는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시작해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지는 기간에 1년 매출의 30%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커머스와 해외 직접구매(직구) 등이 활성화되면서 이 시기 해외 할인 행사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비수기였던 11월에 대부분의 소비가 해외 시장을 향하자, 11번가 등 오픈마켓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직구족'의 수요를 잡기 위해 직구 상품을 할인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이나 중국 등 쇼핑 성수기에 한국 상품을 쇼핑하는 '역직구족'을 겨냥한 행사까지 열면서 분위기에 올라탔다. 뒤이어 '코리아 광군제' '한 달 내내 블랙프라이데이' 등 이커머스 시장에 이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굵직한 할인 행사를 내놓으면서, 11월의 유통가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의 매출액은 수십조원에 달한다. 사진은 매출이 2000억 위안(약 32조5000억원)을 돌파하던 날의 모습 ⓒ연합뉴스

연중 최대‧역대 최장 타이틀 걸었다…C커머스도 참전

쇼핑 대목으로 변한 11월을 맞이해 이커머스 업계는 연중 최대 행사에 힘을 주고 있다. 11번가는 오는 11월1일부터 11일까지 '그랜드 십일절'을 진행, 국내 200여 개 브랜드와 함께 최대 혜택을 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계열사 통합 쇼핑 행사 일환으로 '레드 페스티벌'을 진행한 롯데는 올해 계열사별 장점을 살린 맞춤형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롯데온 쇼핑 페스타를 먼저 진행,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 가량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11월1일부터 10일까지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를 연다. 주말이 두 번 낀 역대 최장 기간 진행하는 행사로, 이마트 등 18개 계열사를 총 출동시킨다.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은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C커머스들이 '광군제 타이틀'을 걸고 11월 쇼핑 대전에 참여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1월1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알리 100원 래플' 이벤트 등으로 시선을 모으고, 광군제 행사 기간 중 특가 판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상품 판매 채널인 K베뉴에서도 광군제 할인을 선보인다. 테무도 최대 90% 할인율로 행사를 선보이고, 패션 특화 플랫폼 쉬인은 자체 브랜드 데이지 등 제품에 최대 90%의 할인을 적용한다.

정부가 이끌고 민간이 참여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도 유통가 할인 행사와 맞물려 소비 활성화를 추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행사는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부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 시작한 것으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리조트, 테마파크 등도 신규 참여했다. 정부는 오는 11월9일부터 30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코세페를 지원해,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고 내수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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