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삼성을 잔인하게 시험한다… 운 없는 가을, 이겨내고 ‘뉴 삼성’ 강인함 증명할까

김태우 기자 2024. 10. 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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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을야구에서 유독 운이 없는 상황들이 속출하고 있는 삼성 ⓒ곽혜미 기자
▲ 박진만 삼성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해 부정적이었던 시즌 프리뷰를 다 찢어 버리고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한 삼성은 가을야구에서 유독 운이 없다. 그런 상황이 한 번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불운이라 치부하겠는데, 불운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고 있다. 마치 하늘이 삼성의 강인함을 잔인하게 시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그것도 핵심이었다. 불펜에서 가장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필승조인 최지광이 공을 던지다 부상으로 이탈했다. 당시는 순위가 문제였을 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 자체는 거의 확실시됐던 터라 뼈아팠다. 최지광은 올해 35경기에서 3승2패7홀드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한 핵심 셋업맨이었다. 삼성 불펜은 베테랑들이 많아 경험은 풍부하지만 가을에 반드시 필요한 구위는 최지광의 담당 영역이었다. 그런데 그 카드를 시작부터 잃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원태인과 더불어 에이스 몫을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시즌 초반 기복을 이겨내고 순항한 코너는 28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에이스급 스터프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9월 11일 한화전 이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삼성은 코너 없이도 정규시즌 2위를 지켰지만, 포스트시즌 출전은 불발됐다. 에이스 카드 하나를 잃었다.

가장 큰 타격은 팀의 핵심 타자인 구자욱의 이탈이었다, 구자욱은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4라는 절정의 활약을 선보였다. 시즌 막판 타오르면서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도루를 하다 무릎을 다쳤다. 일본까지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등 빠른 회복을 다짐했지만 한국시리즈 선발 출장은 어렵다는 게 박진만 감독의 한숨이다.

게다가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삼성에 그렇게 유리하게만 돌아가지는 않았다.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또 4차전을 앞두고 비가 내렸다. 삼성도 로테이션에서 득을 본 게 있었지만, 전체적인 이득은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LG가 더 많이 봤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것까지 다 이겨내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1차전부터 또 하늘이 삼성을 시험했다. 삼성은 이날 선발 원태인의 호투에 힘입어 5회까지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삼성 타선도 상대 선발인 제임스 네일의 공을 잘 공략하지 못했지만 원태인의 호투 속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지는 않고 있었다. 여기서 6회 김헌곤이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선취점을 냈고, 이후 디아즈가 볼넷을 고르며 네일을 강판시켰다.

이어 강민호 또한 KIA 두 번째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의 득점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날 계속해서 경기장을 적시던 빗줄기가 더 거세졌고, 오후 9시 24분 경기가 중단됐다. 분명 경기를 하기도, 보기도 어려운 수준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는 그칠 기미가 없었고 기상 레이더상으로는 밤사이 비가 더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심판진은 결국 45분을 기다리다 오후 10시 9분 서스펜디드 경기를 선언했다. 이 경기는 22일 오후 4시부터 이어 진행된다.

▲ 삼성은 적어도 1~2이닝을 더 쓸 수 있었던 원태인 카드를 소모한 채 22일 1차전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곽혜미 기자

삼성의 승리 확률이 높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기를 그냥 그대로 진행하는 것, 그리고 상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은 큰 차이다. 경기 흐름이 삼성 쪽으로 조금은 넘어오고 있었기에 더 아쉬운 중단이었다. 게다가 원태인 카드를 더 쓰지 못하고 그대로 소모했다. 원태인은 5회까지 66개의 공만 던지고 있었다. 적어도 6회, 길면 7회 이후까지도 갈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그 원태인 카드를 22일 쓰기 불가능하다.

만약 삼성이 1차전에서 역전을 당해 경기를 내준다면 말 그대로 이 비가 천추의 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22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될 1차전 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는 게 중요하다. 일단 당장의 무사 1,2루 기회를 잘 살려야 하고, 점수를 잘 지켜야 한다. 일단 원정에서 1승1패를 하고 홈으로 돌아가는 건 삼성에 크게 나쁜 시나리오가 아니다. 삼성이 하늘의 시험을 계속해서 통과하며 새로운 강호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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