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김신록 “모든 게 변해도 ‘연기 순수함’ 지키고파”[인터뷰]
“‘지옥’으로 맞은 인생 2막, 무한 신세계 경험중...무대는 나의 정체성”
넷플릭스 영화 ‘전,란’으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배우 김신록(43)은 이 같이 말하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지난 11일 공개된 ‘전, 란’(감독 김상만·제작 박찬욱)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신록은 극 중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을 연기했다. 당초 범동은 남자 캐릭터였으나 김신록이 합류하면서 여성 캐릭터로 바뀌었다. “처음 제안을 받고 이게 무슨 일인가 했다. 완전 행운”이라며 운을 뗀 그는 “처음 대본 상에서는 100% 힘 캐릭터였는데 웃음끼가 버무려지면서 조금씩 바뀌게 됐다. 성별에 관계 없이 뿌리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무예도 뛰어나고, 게릴라 전투를 통해 싸움을 구사할 줄 아는 인물이라는 점이 1번으로 중요했다. 그만큼 액션 연습 많이 했다”며 “도리깨라는 무기(깨를 터는 농기구)를 사용하는데 깨를 털던 평범한 백성이 그걸 무기 삼아 들고 나와서 어떻게든 싸워보려고 했던 전사가 무기다. 이걸로 캐릭터의 많은 걸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특히 공을 들였다”고 했다.
김신록은 강동원과 박정민, 차승원, 정성일, 진선규 사이에서도 팽팽히 맞서는 홍일점이기도 하다. 그는 “감독께서 캐스팅을 정말 잘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정민도 많이 이야기하고 다니던데, 노비 강동원과 양반 박정민, 선조 차승원, 의병장 진선규, 겐신 정성일. 너무 유명하신 분들이라는 걸 떠나서 의외성들이 있다. 그게 너무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범동도 상생하지 않았나. 범동을 남자가 연기했으면 신선함 떨어졌을 거다. 캐스팅이 됐는데 혼자 성별이 다르다보니까 신선하게 봐 주시는 게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다. OTT 영화가 개막작이 된 건 ‘전,란’이 최초다.
김신록은 “정말 놀라웠다”며 다시 한 번 두 눈을 반짝였다. 그는 “큰 스크린으로 보면서 배우들끼리 서로 멋지다고 난리였는데 정말 뿌듯했다. 관객들에게 이렇게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영예로운 수식어도 얻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고도 했다.
주변 반응도 뜨거웠단다. 그는 “작품 공개 후 실시간으로 반응이 오는데 너무 신기했다. 누군가는 OTT의 한계를 말하고, 누군가는 또 무한한 가능성이라고도 평가한다. 나 또한 여러가지 감정을 느꼈는데 분명한 강점을 보았다. 전 세계적인 반응, 다양한 소통, 즉각적인 에너지가 오롯이 느껴져 신선하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관객분들하고도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 분위기를 잊을 수가 없어요. ‘전,란’은 개막작으로, ‘지옥2’는 온스크린 부문으로, 더할 너위 없이 소중한, 제 인생에 다시 없을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꿈만 같았죠.(웃음)”
‘지옥’(2021) 이후 배우 인생 2막을 맞은 그다. 그를 향한 러브콜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전,란’에 이어 ‘지옥’ 시즌2 공개도 앞두고 있다. 현재 신작 드라마 두 편도 촬영 중에 있는 ‘대세 오브 대세’로 활약 중이다.
김신록은 “요새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완전히 다른 경험 속에 살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하고, 광고도 찍고 여러 제작발표회 등 홍보 스케줄, 인터뷰 등 있는지도 몰랐던 것들을 경험 중이다”라며 변화한 배우의 삶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잘 차려진 뷔페 가면 이런 것도 있었어? 하며 계속 새로운 걸 경험하게 된다. 지난 3년간 매일이 신세계다.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순간들을 맛보고 있다. 큰 기쁨이고 감사한 일”이라며 “‘지옥이 만들어준 인생 2막이라고 생각한다. ‘전,란’이라는 작품도 ‘지옥’이 있었기에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나와 접점이 있는 모든 제안을 열린 마음,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또 어떤 새로운 세계가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했다.
“지난 8월에 ‘없는 시간’이라는 연극을 연출하고 출연도 하며 온종일 연습실에서 살았어요. 배우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기하고 또 고치면서 연기에 대해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도 가졌고요. 연극할 땐 그런 게 늘상 있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며 그런 시간들이 없었거든요. 운동선수들이 전지 훈련을 가듯이, 종교인들이 기도원을 가듯이, 제겐 이 밀도 있는 시간이 모든 번뇌를 가라앉게 해요. 어떤 긴장감, 걱정, 압박감 등의 내안의 무거움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하죠. 연기와 함께 보내버리는 게 번아웃을 막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에요. 연습실 그 자체가 주는 위안이 제겐 커요. 신발 벗고 들어가 대자로 뻗어 누워 있을 때의 그 안정감...그게 바로 저니까요.(웃음)”
어느덧 데뷔 20년차를 맞은 그는 “다른 건 바라는 게 딱히 없는데...연기에 대한 어떤 순수함은 꼭 지키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는 걸 따라 열심히 오다보니 지금 여기 이렇게 와있네요. 멈추지 않고 계속 가다 보면 또 어딘가에 다다르겠죠?”
김신록은 그러면서, 넷플릭스 K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출연한 배우 윤계상을 언급하며 “대단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윤계상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며 크게 감동을 받았다. ‘데뷔한지 오래된 배우가, 어떻게 저렇게 변함 없이 마음으로, 진짜로 진실되게, 뭔가를 해보려는 노력을 다 보여줄까. 어떻게 저게 다 드러나고 내게 전해질까’ 이런 생각을 했다. 저렇게 깨끗하고 순수하다는 게 감동적이었다. 나도 나이를 먹고, 더 경력이 쌓이고, 무언가 변화를 맞겠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겐 이런 순수함이 깨끗함이 보였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그게 나의 유일한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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