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달 기사는 왜 화났나[뉴스와 시각]

박세희 기자 2024. 10. 2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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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가장 놀라는 것이 '배달 문화'다.

웨이보(微博), 더우인(두音) 등에는 배달 기사들에 관한 피드가 상당수인데, 최근엔 이들이 격분한 모습이 다수 올라온다.

배달 기사들은 음식값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데 최근 중국의 경제 둔화로 사람들이 저렴한 음식만 주문하면서 배달 기사들의 수입은 자연스레 더 줄어들었고, 이에 그들은 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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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희 베이징 특파원

최근 중국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가장 놀라는 것이 ‘배달 문화’다. 음식뿐만 아니라 생필품, 꽃 등 모든 물건을 배달시킬 수 있는데, 그 속도 또한 엄청나게 빠르다. 하루는 갑자기 집에 생수가 떨어져 배달시키자 6분 만에 생수가 집 앞에 도착했다.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많은 대도시에서는 노란색이나 파란색 헬멧을 쓴 배달 기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노란색은 메이퇀(美團), 파란색은 어러머(餓了마) 배달 기사들이다. 중국 전역에 이러한 배달 기사가 1200만 명 있다. 중국의 배달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히 성장했다. 이처럼 늘어난 배달 기사들의 움직임이 요즘 심상치 않다. 최근 배달 기사들의 상황이 예전과 다름을 느낀 건 SNS를 통해서다. 웨이보(微博), 더우인(두音) 등에는 배달 기사들에 관한 피드가 상당수인데, 최근엔 이들이 격분한 모습이 다수 올라온다. 한 배달 기사는 식당에서 음식이 늦게 나오자 식당 직원들에게 화를 내며 음식을 가져갔고, 한 배달 기사는 고객으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자 길 한복판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던지며 화를 냈다. 지난 8월엔 한 배달 기사가 항저우(杭州)의 아파트 단지에서 실수로 난간을 밟아 훼손했다는 이유로 아파트 경비원이 그를 무릎 꿇리자 수백 명의 배달 기사가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0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현수막을 들고 사진만 찍어도 공안이 찾아와 제지하는 곳이 중국이다. 철저한 통제 속 배달 기사 수백 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매우 예외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배달 기사들은 왜 화가 났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이전에 비해 더 많이 일하고 있는데 받는 돈은 더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 신고용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음식 배달 노동자들은 월평균 6803위안(약 130만 원)을 벌었다. 이는 5년 전 배달 노동자들의 월평균 수입보다 1000위안(약 19만 원)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중국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이 1838위안(약 35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0위안의 수입 감소는 이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는 수준이다. 배달 기사들은 음식값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데 최근 중국의 경제 둔화로 사람들이 저렴한 음식만 주문하면서 배달 기사들의 수입은 자연스레 더 줄어들었고, 이에 그들은 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게 됐다. 메이퇀과 어러머는 배달 제한 시간을 두고 있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벌금 등 불이익을 당한다. 하지만 두 업체가 음식 배달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어 배달 기사들은 반발할 수 있는 여지도 없다. 높은 실업률에 많은 사람이 배달 기사로 몰려들면서 배달 기사들 간 경쟁도 심화했다. CNN은 최근 중국 배달 기사들의 상황을 “쥐어짜이고 있다(really squeezed)”고 표현했다.

배달 기사들이 2열로 서서 모임을 하는 모습을 더러 본다. 관리자가 배달 기사들을 아침저녁마다 불러모아 확인하는 것이다. 아직까진 배달 기사들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통제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작은 틈에서 생긴 균열은 거대한 벽도 무너뜨리는 법이다.

박세희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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