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신뢰 잃은 증권사 리포트, 언제 바뀔까

전민준 기자 2024. 10. 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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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믿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10만전자 간다는 증권사 전망을 믿었다가 수백만원 잃고 땅을 치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그 와중 '반도체 겨울론'이 제기됐고 글로벌 IB(투자은행)인 맥쿼리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내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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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믿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10만전자 간다는 증권사 전망을 믿었다가 수백만원 잃고 땅을 치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올해 6월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했다가 투자금 상당액을 잃었다는 한 개인투자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연일 하한가를 치는데도 매수를 외치는 증권사 리포트도 이제 변해야 할 것"이라며 한숨 쉬며 말했다.

최근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증권사 리포트의 신뢰성 문제가 또 다시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6개월 전까지 '하반기 10만전자'를 제시하던 증권사들의 예상과 달리 이달 중순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지며 상당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탓이다.

증권사 중에선 삼성전자가 '7만전자'로 내려앉기 시작한 지난 8월에 11만원대 목표주가를 유지한 곳도 있었다. 이후 상당수 증권사들은 9월 주가가 '6만전자'로 떨어지자 목표주가를 9만원대로 연이어 낮췄다. 목표주가는 내렸지만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8월 이후 증권사들의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보유(Hold)나 매도 의견은 1건도 없었다. 그 와중 '반도체 겨울론'이 제기됐고 글로벌 IB(투자은행)인 맥쿼리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내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다.

개인투자자들의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고 있는 이유다. 비단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블랙먼데이(8월5일) 사태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올 8월부터 9월까지 증권사들은 3552건의 리포트를 발간했는데 이 중 2984건이 매수 의견이었다.

코스피가 2600선이 붕괴되고 중동 전쟁 리스크 여파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불안해도 단 한 건의 매도 리포트는 없었다.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주가', '가파른 성장 후 잠시 쉬어가는 중' 등 희망적인 목소리만 담겨 있었을 뿐이었다.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간담회를 통해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체계 개선, 독립 IRP(리서치회사) 제도 도입 등도 추진하겠다고 한지 1년4개월이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가 리포트 작성 기업을 대상으로 IB나 IPO(기업공개), 신용공여(대출) 등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 만큼 해당 법인(기업) 고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리포트는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투자 선행 지표를 제시해야 할 국내 증권사들의 빗나간 실적 추정치와 과도하게 높게 잡은 목표주가 등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는 불씨가 될 수 있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라도 증권사의 리포트 작성 연구원들은 본인만의 차별화 한 분석력을 높이고 소신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증권사도 연구원 평가 시 법인 영업 기여가 아닌 정확한 분석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 행위는 없는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증권업계의 현실성 떨어지는 리포트만 바라봤다 수천만원의 손해를 보는 고객이 생기지 않으려면 말이다.

전민준 머니S 시장경제부 증권팀 차장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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