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는 셀트리온 찬사 일색인데... 모건스탠리, 목표가 16만원까지 낮춰

정해용 기자 2024. 10. 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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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목표가 10% 넘게 하향
“회사측 실적 개선 목표 달성 어려워”
국내 증권사들 20만원 중반 목표가와 괴리
美 판매 중 짐펜트라가 실적 개선의 관건

국내 바이오‧제약 업종에서 시가총액 2위인 셀트리온에 대한 증권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국내 증권사들은 높게는 28만원까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한 곳이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이후 셀트리온 영업이익과 기업가치 상승의 근거로 꼽는 것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판로를 확장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다. 마진율이 높은 약이기에 향후 판매량에 따라 기업가치와 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10만원대 중반까지 낮추며 시장의 기대치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매출원가를 낮춰 이익을 늘리겠다는 셀트리온의 목표가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 모건스탠리의 시각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셀트리온의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15% 가까이 내렸다.

셀트리온 짐펜트라 미디어 광고 화면. /회사 제공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18만6000원에서 16만6000원으로 10.7% 하향 조정했다. 또 향후 주가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EPS도 2024년과 2025년, 2026년 연간 기준으로 각각 14.7%, 10.6%, 9.8%씩 기존 전망치보다 낮췄다.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잡은 것이다.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담고 있는 이 보고서는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투자와 분석 참고 자료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는 “회사에 대한 부족한 가이던스(향후 이익 전망치) 때문에 올해부터 2026년까지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OPM‧Operating Profit Margin) 전망을 낮춘다(We lower our OP margin assumptions for 2024-26 due to a lack of earnings guidance/visibility)”고 했다.

또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이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earnings call)에서 ‘수율이 높은 제품을 계속 생산함으로써 매출원가(COGS‧cost of goods sold)율을 2024년 2분기 58%에서 2024년 4분기 40%로, 2025년 4분기에는 25%까지 낮출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매출원가가 눈에 띄게 의미있는 수준으로 개선(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서희

이는 국내 증권사들과 상당한 시각의 차이가 있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개 증권사의 셀트리온 목표가 평균은 25만6000원이다. NH투자증권은 목표가를 28만원까지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인플릭시맙) 제품군 중 미국 시장에서 판로를 넓히고 있는 짐펜트라다. 짐펜트라는 미국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SC)으로 투여 경로를 변경한 의약품이다. 기존에는 정맥주사 제형(IV)으로 링거를 통한 투여만 가능했는데 주사기로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런 기술을 인정받아 미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인정했고 마진율도 바이오시밀러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짐펜트라는 현재 미국의 처방약 판매 통로인 처방급여관리업체(PBM)들에 선호 의약품으로 등재됐고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매출과 이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를 근거로 셀트리온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짐펜트라는 서정진 회장이 올해 미국에 머물며 직접 영업을 한 약으로 회사에서는 3분기와 4분기에 2000억원 전후의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에 대해 ‘수익성 개선 구간 돌입’이라는 보고서에서 “짐펜트라의 매출액은 2024년 2022억원, 2025년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는 마진율이 상당히 좋은 약이기 때문에 이 약의 매출에 따라 내년 셀트리온의 전체 영업이익 전망과 기업가치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으로서는 3분기에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만큼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늘지는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권사든 외국계 증권사든 신약 판매 등의 수치를 확인한 것은 아니고 예측치를 활용한 전망이기 때문에 어떤 증권사의 실적이나 목표주가 전망치를 더 신뢰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개별 증권사의 전망에 너무 휘둘리지 않고 신중하게 판단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 21일 19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1월 2일 24만1000원보다 20.4%(4만9300원)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41조6030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77조6508억원)에 이어 국내 상장 바이오‧제약사 2위다. 1% 미만 소액주주 수는 53만5896명(2023년 말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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