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대전의 철도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2024. 10.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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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태동한 후 약 120년간 개척의 역사를 쓰며, 교통과 산업 그리고 과학기술의 중심으로 성장한 도시이다.

철도와 함께 120여 년 개척의 역사가 있는 대전이 철도 관련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은 지역 문화의 뿌리를 살리는 중요한 일이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기억하며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대전의 정체성을 찾고,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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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원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대전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태동한 후 약 120년간 개척의 역사를 쓰며, 교통과 산업 그리고 과학기술의 중심으로 성장한 도시이다. 대한민국 철도교통의 중심인 대전역을 잠시 정차하는 동안 뜨끈한 가락국수를 즐기던 옛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철도와 함께 성장해 온 대전의 미래 성장동력은 바로 철도 관련 역사를 들춰내 스토리텔링을 통해 예술문화 관광 지구를 만들어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철도보급창고는 총길이 41.8m, 폭 9.5m, 높이 6.5m의 목조건축물로 멋스럽고 리얼 빈티지한 매력이 아주 짙게 배어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철도 문화유산 가운데 철도인들이 모여 살았던 철도관사 촌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철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작은 음악회가 철도 보급창고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정말 오래된 나무의 깊은 향을 듬뿍 맡으며 기둥 하나 없이 넓게 트인 공간 안에서 듣는 라이브 음악은 이색적인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창고음악회는 대전의 역사 유적을 많은 시민에게 알리는 효과와 더불어 대전의 정체성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소제동 철도 관사촌은 대전의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소제동은 조선 시대에는 '소제호'라는 호수가 있던 곳이었지만, 경부선 부설로 매립되고, 1920년대 후반부터 일본인 철도 종사자들이 대거 들어와 관사촌을 지으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한국인 철도 종사자들이 살며, 대전 3대 부촌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초 100여 채 이르던 관사 건물은 현재 40여 채가 남아 있고, 뉴트로(newtro) 열풍을 타고 식당이나 카페로 개조돼 소제동이 대전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 '쎄시봉'(C'est Si Bon, 2015), '택시운전사'(A Taxi Driver, 2017), '제8일의 밤'도 소제동 골목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이끼 낀 나무 전봇대, 100년 된 목조주택과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 대전역 뒤편 동구 소제동에 100년 역사가 스며들어 있다. 소제동 골목이 동구와 중구의 근대 문화유산 자원을 연계하여 영화촬영지로 자리 잡게 되면 관광상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본다.

가까운 지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담뱃잎 보관창고로서 현재 7개 동이 남아있다. 2014년부터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시민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재탄생하였으며, 동부창고는 문화예술 향유와 소통의 공간, 커뮤니티 공간, 예술가와 함께하는 예술교육 및 창의적 예술 활동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구 인동에는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경제 수탈 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대전지점(등록문화재 제98호로 지정) 건물이 헤레디움이란 이름으로 미술과 음악 등 시민들에게 전시와 공연을 제공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했다. 헤레디움은 대전 문화예술을 이끄는 한 축이 되면서 원도심 지역의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처럼, 철도보급창고도 전시와 소규모 공연장으로 활용하면서 보존해야 한다.

철도와 함께 120여 년 개척의 역사가 있는 대전이 철도 관련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은 지역 문화의 뿌리를 살리는 중요한 일이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기억하며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대전의 정체성을 찾고,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성낙원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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