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학이 이야기, 한강이라는 소설가가 써줬다” [취재 뒷담화]

변진경 편집국장 2024. 10. 2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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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듯 "우리 재학이 이야기가 소설로도 나왔다"라고 하더라.

무엇인지 물었더니 "한강이라는 소설가가 써줬다"라며 〈소년이 온다〉 책을 꺼내 보여주셨다.

한강 작가는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벌어져 날마다 죽음이 이어지는데 어떻게 (수상 관련) 잔치를 하겠나"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문 군 부모님, 한강 작가 같은 이들 덕분에, 폭력에 항거하는 인류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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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은 〈시사IN〉 기사의 뒷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담당 기자에게 직접 듣는 취재 후기입니다.
문건양, 김길자씨는 1980년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교 1학년 이었던 아들 문재학(당시16세)을 잃은 부모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모델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사망한 광주상고 1학년생 문재학 군이다. 당시 문 군의 부모는 ‘교련복 입은 학생이 숨져 망월동 인근에 매장당했다’는 소문을 듣고, 그해 6월 초 가매장된 곳의 흙을 파헤쳐 막내아들의 시신을 찾아냈다. 2018년 5월 문 군의 부모 김길자·문건양씨(〈시사IN〉 제557호 ‘아들의 손 놓고 울음 삼킨 38년’ 기사 참조)를 인터뷰한 이명익 사진기자에게 물었다.

당시 문 군 부모는 아들 이야기를 다룬 소설의 존재를 알고 계셨나?

지나가듯 “우리 재학이 이야기가 소설로도 나왔다”라고 하더라. 무엇인지 물었더니 “한강이라는 소설가가 써줬다”라며 〈소년이 온다〉 책을 꺼내 보여주셨다.

어떤 계기로 두 분을 만났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앞두고 ‘포토IN’에 5·18 피해자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5·18 기념재단에 연락해서 김길자·문건양 두 분을 소개받았다.

이후 한 번 더 지면에 모신 적이 있다고?

2021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연대와 지지의 뜻을 전하는 광주 시민들의 ‘세 손가락 경례’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기획(〈시사IN〉 제714호 “끝까지 해야 써. 근디··· 너무 희생자가 많이 나오잖아요” 참조)을 할 때 두 분께 다시 연락드렸다. “지금의 미얀마가 그때의 광주라” 하며 흔쾌히 사진 촬영에 응해주셨다.

한강 작가는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벌어져 날마다 죽음이 이어지는데 어떻게 (수상 관련) 잔치를 하겠나”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문 군 부모님, 한강 작가 같은 이들 덕분에, 폭력에 항거하는 인류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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