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경합주 돌며 열창하는 원더… 환갑맞은 해리스도 “원더풀”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10. 2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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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교회서 생일 축하송 불러줘… 감격한 해리스 “버킷 리스트 달성”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이 20일 조지아주의 한 흑인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 스티비 원더를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20일 조지아 유세에는 ‘흑인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스티비 원더(74)가 동행했다. 조지아는 다음 달 대선의 주요 경합주이자,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인 흑인의 표심이 승부에 결정적인 곳이다. 해리스와 함께 흑인 교회 두 곳을 방문한 원더는 이날 환갑을 맞은 해리스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특유의 스타일로 편곡해 부르기도 했다. 감격한 해리스가 목멘 소리로 “버킷 리스트(평생의 소원)를 달성한 것 같다”고 하자 원더는 “축하하는 날에 울지 말라”고 했다. 이어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노래 ‘저 높은 곳을 향하여(higher ground)’를 부르기 시작했다.

원더는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당선을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지난 8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등장해 “분노 아닌 기쁨, 차별 아닌 친절, 전쟁 아닌 평화를 선택하자”며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11도시를 순회하며 ‘이 나라의 고장 난 마음을 고치자’는 주제의 콘서트를 열고 투표에 적극 참여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도시 중 7곳이 승부처인 경합주에 있다.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투표율이 높을수록 해리스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들이다. 미국 언론들은 “원더가 의도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콘서트를 시작해 투표 직전에 끝나도록 일정을 설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5일 메릴랜드 볼티모어 공연에서 원더는 “이번 대선에서 산사태(landslide)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선거 압승이라는 뜻도 가진 단어 ‘landslide’로 해리스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남성 여러분, 당신들이 여성에게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라고도 했다. 흑인 여성인 해리스에게 거부감을 가진 흑인 남성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무대에 깜짝 등장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나가서 투표하라”고 외쳤다. 오바마 역시 최근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러분을 비하한 전력이 있는 트럼프 지지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었다. 해리스는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들보다 흑인 남성 지지율이 낮은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원더의 공연이 주목받는 건 정치적 메시지 때문만은 아니다. 일흔을 넘어선 노장이 사흘에 한 번꼴로 2시간 30분씩 공연하는 일 자체가 흔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나이와 세월에도 원더의 재능은 퇴색하기는커녕 오히려 신선해졌다”며 “라이브 공연을 볼 기회가 있다면 즉시 관람하라”고 했다. 원더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트럼프를 뽑으라는 건 비상 상황에 나보고 운전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했었다. 어려서 시력을 잃은 그가 자신의 장애를 유쾌하게 활용해 트럼프의 위험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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