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7득점 쓸어가더니 KS선 리드 상황에서 ‘중지’…비, 도대체 삼성한테 왜 이래[KS1]

김하진 기자 2024. 10.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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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이 서스펜디드가 선언되자 팬들에게 인사를 한 뒤 그라운드를 떠나는 삼성 선수단. 연합뉴스



삼성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리드를 잡고도 비에 가로막혔다.

삼성은 2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고도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6회가 시작되자마자 김헌곤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르윈 디아즈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바뀐 투수 장현식은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런데 김영웅 타석에서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경기가 중단됐고 서스펜디드가 성립이 됐다. 22일 같은 곳에서 하던 경기를 그대로 이어가야한다.

삼성으로서는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에서 비로 살리지 못한게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선발 투수 원태인이 5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있던 터라서 더욱 아쉽다. 원태인의 투구수는 66개에 불과해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1일 경기가 중단 된 후 “시즌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요즘에는 예전보다 훨씬 정보력이 잘 갖춰져있는데 시작할 때부터 그런 부분들이 걱정되긴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경기가 시작됐고 결국 경기 중 거세게 내린 비를 막을 수 없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비가 올 때에는 “경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차례나 비가 내려 경기가 미뤄졌지만 박 감독은 빗 속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 보다는 완전한 컨디션으로 경기를 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삼성 선수단. 연합뉴스



삼성은 시즌 중 다 잡은 승기를 비로 날린 기억이 있다. 지난 6월29일 수원 KT전에서 리드를 잡고도 경기가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날 삼성은 4회초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면서 7-1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4회말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경기가 중단됐고 7득점이 모두 날아갔다. 다음날 더블헤더로 경기를 치르게 됐고 1차전에서는 무승부, 2차전에서는 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빗 속에서 부상자들이 나온게 뼈아팠다. 불펜 투수 김태훈이 더블헤더 1차전 피칭을 하다가 강판됐고 좌측 내복사근 파열 소견을 받아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내야수 김영웅도 평소 대퇴직근(골반에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근육 중 하나)에 조금 불편한 부분을 안고 뛰었는데 빗 속에서 경기를 뛰다 상태가 악화돼 병원 검진까지 받게 됐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경기 중에는 비 구름 레이더를 확인하면서 경기를 시작할 때에는 확인을 안 하고 시작하느냐. 경기에 들어가면 선수들이 소모되지 않나.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후에도 박 감독은 종종 “우리와 비가 맞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린 박 감독은 “홈런으로 흐름을 가지고 오는 상황에서 끊긴 부분이 많이 아쉽다”라고 했다.

“경기 시작을 하지 않았어야 했었다”던 박 감독은 “예보도 있었고 비가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맞추는게 쉽지 않은데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거라고생각은 안 했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22일에도 비가 예보되어 있다. 박 감독은 “비가 오면 안 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렇게 말씀드렸다. 안 하는게 선수 보호차원에서 제일 좋다”고 했다.

삼성은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우천 순연 후 좋은 성적을 낸 기억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플레이오프 동안 비를 삼성의 편으로 만들었다. 2차전, 4차전 등 두 번이나 우천 순연됐다.

2차전이 하루 밀리면서 LG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다가왔을 때 박 감독은 “비가 우리에게도 유리하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4차전이 밀렸을 때에는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가 충분히 쉴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4차전에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레예스는 “비로 미뤄진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내린 비를 어떻게든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한다. 어쨌든 삼성이 리드하고 있는 사황이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우리가 리드를 하고 있는 상태니까 필승조를 투입해서 1차전을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광주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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