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책 지역서점서 더 볼 수 있나···교보문고, 오프라인 판매 한시 중단 ‘상생 결정’

오동욱 기자 2024. 10. 2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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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21일 오후 지역 서점과 상생을 위해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게시돼 있다. 엑스 사용자 스위티 계정 갈무리

대형서점인 교보문고가 21일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한 작가의 노벨 문학상 소식이 전해진 뒤 독자들의 도서 구입 열풍이 일고 있지만 지역서점 등에선 도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자 공급 총판을 담당하는 교보문고가 지역서점과의 상생에 나선 것이다.

21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교보문고는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한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도서 매대에는 ‘지역 서점과의 상생을 위해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합니다’라는 현판이 설치됐다. 교보문고 측은 현판에 “11월1일부터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오니,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간 동안의 한강 작가 도서 구매는 가까운 지역서점을 이용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서로를 배려하는 소소한 마음들이 모여 아름다운 서점 문화를 만듭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로써 지역의 동네·독립서점에서도 한 작가의 도서를 더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교보문고는 지역 서점과 경쟁하는 소매업체인 동시에 다른 서점들에 책을 공급하는 도매업체다. 교보문고는 현재 하루 평균 1만7000부를 공급받고 있었으나 이 중 1만5000부를 지역서점에 분배할 계획이다. 하루 평균 2900부 정도만을 공급받던 지역서점은 이 물량을 나눠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는 해당 기간에 광화문 본점 등을 포함한 전국 8개 지점에서 하루 2000부만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프라인 판매에 한해 시행된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15일 ‘한강 작가 도서 특수’에서 한 작가의 작품이 대형 서점 중심으로 공급돼 동네·독립서점이 유통망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에는 교보문고가 지역 서점에 한 작가 도서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교보문구가 한 작가 도서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점조합은 “지난 14일 한 작가 도서 1종 당 하루 10부로 제한해 주문이 가능하다는 공지를 띄웠지만 책을 공급받은 지역 서점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보문고는 “우리 회사에서도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도매업체와 마찬가지로 10월15일부터 300개 이상 지역 서점에 한 작가의 책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그 수량이 서점 입장에선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교보문고의 결정에 대해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누리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엑스(옛 트위터)의 한 누리꾼은 “이득만 생각한다면 계속 파는 게 이득일 텐데, 이렇게 주변과 상생하는 모습이 좋다” “상생을 위한 과감한 결정을 응원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교보문고 입장에선) 제일 노 저을 때인데 노를 멈추고 함께 흘러가기로 한 결심이 진짜 대단하다”, “기본적으로 사업인데도 당장의 큰 수익을 내려놓고 상생을 하는 선택이 멋지다” “안 그래도 한강 작가 책들이 지역 서점에 많이 풀렸더라. 멋지다”는 반응이 나왔다.


☞ ‘한강 특수’ 노 젓는 대형서점…“유통망 소외” 고개만 젓는 동네책방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10152118015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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