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수영, 어디서 배우나?…“대기만 수 년”

박연선 2024. 10.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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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 수업이 의무화되고, 수영을 배우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 아동들은 수영을 배우고 싶어도 시설이나 강사가 부족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인데요.

대전에선 강습 대기에만 수년씩 걸리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전에서 중증 지적장애인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 A 씨.

혹시 모를 수난사고에 대비해 아이가 6살이던 11년 전, 장애인 시설을 돌며 '수영 강습'을 신청해 뒀습니다.

하지만 당시 시설마다 부여받은 대기 순번은 2, 3백 번 대.

7년이 지나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되고 나서야 겨우 강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학부모/음성변조 : "순번은 그냥 몇백 번이라 그냥 약간 마음을 포기했죠. 대기는 했지만,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순번은 안 오는(것으로 생각돼서….)"]

현재 대전에서 장애인이 수영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단 3곳.

하지만 최대 수용 인원이 70명 안팎이다 보니, 전체 대기자만 750명에 이릅니다.

다음 달, 장애인이 우선 이용 가능한 체육센터가 유성구에 문을 열지만 이곳에서도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장애인은 18명에 불과합니다.

강사 부족이 원인입니다.

[장애인 시설 관계자/음성변조 : "전문 지도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고요, 일의 강도가 강하니까 기피하죠, 지도자들이. 수당·급여에 대한 문제도 분명 작용하죠."]

인근 세종과 천안에서는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장애인 수영'을 개설해 이런 수요에 부응하고 장기 대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최진수/세종시교육청 특수교육팀 : "개별적으로 수영을 배우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돼서, 방과후 특수교육 수영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80명이 교육을 받고 있고…."]

대전시는 인력과 시설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으로, 장애아동에게 권장되는 기본적인 체육활동마저 넘어야 할 산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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