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무심히 흐르는 ‘강물’…32명, 이름 불릴 때마다 ‘눈물’

박용필 기자 2024. 10.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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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참사’ 합동위령제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 북단 위령탑 앞에서 열린 성수대교 붕괴사고 30주기 합동위령제에서 희생자의 유가족이 분향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21일은 성수대교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합동위령제가 이날 엄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 북단 나들목 인근의 위령탑 앞에서 열린 위령제에는 희생자들의 유족을 비롯해 성동구와 무학여고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추도사를 낭독하고 참사로 숨진 32명의 이름 하나하나를 천천히 불렀다. 일부 유족은 눈물을 보였다.

1994년 10월21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40분쯤 성수대교 상판 48m 구간이 무너졌다. 출근길 차량과 버스가 추락했고, 등교 중이던 무학여중·고 학생 9명을 포함해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이원종 당시 서울시장이 7시간 만에 경질됐다.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부실시공과 정부의 안전 관리 미비가 드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압축성장에 따른 안전불감증 문제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고로, 이를 계기로 ‘사고 공화국’이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한 희생자 유족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고 탄식했다. 그는 “어떻게 사람이 사는 아파트를 철근 빼고 지을 수 있나. 희생자만 있고 책임자는 없는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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