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정점 오른 대전지역 공연·전시장

김민 기자 2024. 10. 21. 18: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긴 무더위가 사그라들자 단풍을 쏟는 가을산만큼이나 분주한 곳이 있다. 계절의 정취가 정점에 오른 공연·전시장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이달 25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국내 유일 '과학예술비엔날레'를 개최한다. 대전예술의전당은 27일 오후 7시 대전과 충청, 서울 출신의 관악 연주자로 구성된 MJ 윈드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를 공연한다. 10월 말,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문화예술 행사를 소개한다.

이달 25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과 대전창작센터 등에서 열리는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홍보물.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과학-예술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가 돌아왔다. 이번 비엔날레는 '과학예술'을 선제적으로 이끌어온 시립미술관의 과학-예술 융복합 프로젝트 여정을 재탐색하고 창조적 가능성에 주목한다. 외부 감독을 선임하지 않고 윤의향 관장이 직접 기획을 이끌어 명실상부 과학예술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 한다는 각오다.

큐레토리얼 팀은 김민기 학예연구과장, 우리원 학예연구사, 이차희·주한빈·김나연 코디네이터로 구성돼 대전 과학예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새롭게 맞이할 앞으로 20년의 방향을 제시한다. 허혜지 학예연구사가 기획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 프로그램도 대전시립손소리복지관, 국립교육과학연구원 등과 협업해 운영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전시 말' 프로젝트 외에도 수어 영상 등을 전시장에 배치해 관람의 질을 높일 방침이다.

2017년 대전창작센터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재석 작가의 신작. '우주(Universe)', 2024.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이라는 도시사회와 과학예술을 연결해 서로 다른 영역 간 공통분모를 마련하고자 개최 공간을 원도심으로 확장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물론 대전창작센터, 중구 선화동의 '공간오십오', 동구 정동의 '구석으로부터'에서 동시 개최된다. 특히 주목받는 건 대전창작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재석의 작업이다. 대전 청년작가 출신으로 현재 국내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재석의 신작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2017년 대전창작센터 '아티스트(ArTist)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재석은 올 신작 '항해', '우주' 등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을 졸업한 신승백·김용훈 작가가 강성룡·정지혜 무용가와 협업한 작품. '넌댄스댄스2', 영상, 2024.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뮌, '오디토리움(Auditorium)', 2014.대전시립미술관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을 나온 아티스트 듀오 신승백·김용훈도 대전을 찾는다. 강성룡, 정지혜 무용가와 작업했던 '넌댄스 댄스'의 후속작을 영상 설치한다. 무대 위에 올렸던 전작을 전시 공간으로 옮겨온 것이 재치를 유발한다.

또한 SF소설가로 유명한 김초엽 작가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서 영감을 받아 지난 20여 년간 과학예술 프로젝트를 협업한 주요 작가들의 작업을 되짚어본다. 과학과 연대해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으로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했음을 엿볼 수 있다. 아그네스 마이어 브란디스, 신재은, 마르타 데 메네제스, 뮌, 이해민선, 최우람, 요나스 룬드, 배성호, 애기 해인즈, 헤더 듀이 해그보그, 이병찬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꾸며 인간의 가치를 위태롭게 시각화한 최우람의 신작도 기대를 모은다. 신예 배성호의 '존재한 적 없이 멸종하기 : 데렐릭투스 레텍스투스의 추론적 재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수집한 봉제 인형 등을 소재로 새롭게 만들어낸 존재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타자를 구분하는 행위를 과학 탐구의 맥락에서 살핀다. 대전의 브랜드 가치를 견인하는 과학예술 비엔날레인 만큼 KAIST 생명과학과 김상규 박사 팀과 아그네스 마이어가 협력한 작업도 선보인다.

윤의향 관장은 "이번 전시는 고대 연금술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상상과 도전이라는 공통 분모에 기인한다"며 "전시 외에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공연 등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비엔날레의 대열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오는 27일 오후 7시 공연하는 MJ 윈드 오케스트라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 홍보물. 공연기획 피움 제공.

◇관악의 깊이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

2022년 대전과 충청, 서울지역 출신 관악 연주자들로 창단된 'MJ 윈드 오케스트라'는 세 번째 정기연주회로 풍성한 무대를 마련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목원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국제 음악 과정을 수료한 최영도 상임지휘자의 지도 아래 대전지역 관악 발전과 대중화를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과 소통하며 음악을 통해 화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연주회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서막을 연다. 이어 오케스트라와 첼로의 협연과 지브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OST, 랜들 스탠드리지의 '변화의 바람' 등 대중적인 음악으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한 첼리스트 원민지와 협연을 통해 관악과 현악의 조화로운 음색을 선보인다. 원민지는 예원학교를 수석 입학한 후, 연세대학교를 최연소로 입학해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와 줄리아드 석사과정, 한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실력파 첼리스트로,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무대에선 프리드리히 굴다의 다수 작품을 연주할 계획이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