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히든챔피언] 6개 관절 국산 로봇 … 사람 팔처럼 움직여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2024. 10.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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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로봇 팔이 꿈틀대며 상하좌우로 부드럽게 움직인다.

공장 안내를 맡은 신윤호 뉴로메카 이사는 "인디 7 개발 과정에서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구동기)를 100% 국산화한 것이 가장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구동기의 100%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로봇 생산비용이 기존보다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뉴로메카 측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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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로봇 주도하는 뉴로메카
핵심부품 구동기 첫 국산화
협동로봇 '인디7' 최초 공개
제작비 30% 뚝 … 연내 양산
독일·남미 등 세계 진출 속도

◆ MK 히든챔피언 ◆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뉴로메카 포항 공장에서 협동로봇 '인디 7'의 내구성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원 안은 뉴로메카가 100% 국산화에 성공한 구동기. 뉴로메카

새하얀 로봇 팔이 꿈틀대며 상하좌우로 부드럽게 움직인다. 멀리서 보면 흡사 용이 돼 하늘로 승천하고자 하는 이무기 같아 보인다. 관절이 6개로 이뤄진 6축 로봇 '인디(Indy) 7'이다. 어떤 방향으로든지 움직일 수 있어 사람의 팔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7㎏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어 로봇 이름에 7이 붙었다.

로봇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 뉴로메카(대표 박종훈)가 수입산 일변도였던 'K로봇 생태계'를 확 바꾸고 있다. 100% 국산 부품으로만 만든 로봇을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최근 뉴로메카 포항 공장에서 직접 관찰한 협동로봇 인디 7은 외관상 기존 인디 시리즈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디 7의 진정한 차별점은 내부 부품에 있었다. 공장 안내를 맡은 신윤호 뉴로메카 이사는 "인디 7 개발 과정에서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구동기)를 100% 국산화한 것이 가장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하중을 견뎌내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구동기는 크게 모터, 감속기, 브레이크, 인코더로 이뤄진다. 신 이사는 "구동기는 로봇의 근육·인대와 같다"며 "4개 핵심 부품 중 수입에만 의존했던 감속기와 브레이크를 처음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로봇 국산화의 최대 걸림돌은 감속기였다. 감속기는 고도의 정밀가공과 소재 열처리가 필요한데 국내 기술과 인프라스트럭처가 미국, 일본, 유럽 같은 로봇 선진국보다 뒤떨어져 대기업조차 수입에 의존했다.

구동기의 100%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로봇 생산비용이 기존보다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뉴로메카 측은 보고 있다. 양산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 절감 효과는 더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을 위해서는 동작 정밀성 테스트와 내구도 테스트 등을 통과해야 한다. 이날 포항 공장 한쪽에서는 인디 7이 물건을 들고 쉴 새 없이 반복 운동을 하며 내구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7㎏ 무게를 들며 로봇 내구도를 측정하는 테스트인데, 인디 7은 지난 8월부터 기자가 방문한 날까지 1000시간 넘게 쉬지 않고 물건을 들어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신 이사는 "연내 100% 국산화한 인디 7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하나의 로봇 회사에 그치지 않고 '뉴로메카 로봇그룹'으로 성장해 생태계 전체를 주도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뉴로메카는 2018년 협동로봇인 인디의 양산을 시작으로 자율이동로봇, 산업용 로봇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22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7년 연속 '올해의 로봇 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대체할 수 없는 로봇 강자로 부상했다.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 16일에는 브라질과 호주의 자동화 솔루션 회사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8월 독일 로봇 솔루션 기업 에를리히와의 파트너 계약을 통해 유럽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남미와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로메카는 이달 23일부터 나흘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24 로보월드 전시회'에서 100% 국산화 로봇 인디 7을 공개할 예정이다.

[포항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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