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삼부토건 주가조작 연루 의혹’ 핵심은?

송응철 기자 2024. 10. 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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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이종호, 이종호-삼부토건 연관성에 주목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삼부토건 사옥 전경 ©시사저널 DB

금융감독원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여사와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관계, 이종호 대표의 삼부토건 영향력 행사 여부가 이번 의혹을 풀 수 있는 핵심 사안이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과정에서 김 여사 연루설까지 제기되며 현 정부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의혹의 주된 내용은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펄(Pearl)'로 활용해 삼부토건 주가를 조작했으며, 이 과정에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것이다. '펄'은 단기간에 주기를 띄우기 위한 호재성 사업이나 공시 및 뉴스 등 의미하는 주가조작꾼들의 은어다.

그 시작은 이 대표가 지난해 5월14일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라'고 언급하면서다. 공교롭게도 이틀 뒤인 5월16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는 우크라이나 영부인 젤렌스키 여사를 접견했으며, 다음날인 17일엔 추경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에 서명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달 22일에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공식 초청 없이 참석했다. 이날 삼부토건도 포럼에 참여해 우크라이나 코노토프시와 재건사업 관련 포괄적 MOU를 체결했다. 이전까지 삼부토건은 해외사업 매출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14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하는 기업들과 정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 결과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테마주'에 포함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 대표의 '삼부 체크' 언급한 시점에 1013원이던 삼부토건 주가는 지난해 7월17일 장중 5500원까지 5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이후 삼부토건 주가는 계속된 하락세를 겪어오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488원의 '동전주'로 전락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주가조작을 위한 '펄'로 윤석열 정부가 활용됐다는 점에서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김 여사와 이 대표의 관계는 이런 의혹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여사가 연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 혐의로 지난달 12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이 대표가 김 여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김 여사와 수십 차례 통화한 내역이 나왔고, 김 여사 계좌들이 주가조작에 활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김 여사가 이 대표에게 투자금 15억원을 대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여사가 이 대표를 '오빠'라고 호칭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삼부토건과의 연관성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애초에 삼부토건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단체대화방에서 언급한 '삼부 체크'도 골프의 야간운영시간인 '3부'를 확인하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이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 7월 지인과 대화를 나눈 녹취록에서 "요즘 이큐셀 인수 문제로 정신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 시기 이큐셀 인수를 추진하던 기업은 휴림로봇이다. 휴림로봇(당시 DST로봇)은 2017년 10월 삼부토건 무자본 인수한 기업이다. 결국 휴림로봇을 매개로 이 대표와 삼부토건이 연결돼 있는 셈이다.

이 대표와 삼부토건의 연관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휴림로봇으로부터 삼부토건 경영권을 넘겨받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도 관계가 이어졌다. 실제 언론에는 이 대표가 지난해 9월 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구속된 조 전 회장의 아들 조원일씨의 구명활동에 나섰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현재 삼부토건 경영권은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이 지배하는 디와이디로 넘어간 상황이다. 그러나 조성옥 전 회장이 여전히 삼부토건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가 조 전 회장을 통해 삼부토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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