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 파병” 국정원 발표에 북한 ‘입 꽉 다문’ 이유는?…軍 “확성기로 파병 소식 알려”

정충신 기자 2024. 10. 21. 1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도 아무런 반응 없이 침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언론 등을 통해 북한군 파병설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가짜뉴스'라며 맞받아쳤으나 국정원 발표가 나온 이후에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파병 증거 명확…파병 인정해봤자 대내적 실익없다 판단한 듯
당국·대내외 매체 ‘무반응’…주민에 파병 소식 알리기도 부담
국군심리전단,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관련 보도 북 주민에 전달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소재 군사시설 연병장 내 북한인원 추정 400여명이 운집하고 있다. 사진 국가정보원 제공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도 아무런 반응 없이 침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확인했다며 1차로 1500명의 북한군 특수부대가 해상 러시아 상륙함 2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지난 18일 공개했다.

그러나 북한은 2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국정원의 이 같은 발표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북한의 대내외 매체들도 쥐죽은 듯 잠잠하다.

러·우 전쟁에 대한 북한 매체 보도는 지난 12일 노동신문이 우크라이나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러시아 군 사령관의 주장을 실은 것이 마지막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국제사회 지적에 그동안 "조작"이라고 잡아떼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는데, ‘파병’에 대해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것이다.

침묵을 이어가는 건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언론 등을 통해 북한군 파병설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가짜뉴스’라며 맞받아쳤으나 국정원 발표가 나온 이후에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무대응은 국정원이 내민 파병 증거가 명확해 이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파병을 인정해봤자 실익도 없다. 대내적으로도 파병 사실을 알리는 데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이 온갖 명분으로 파병을 포장하더라도 총탄이 오가는 전장에 아들·딸을 보내는 주민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러-우크라 전선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인물의 사진을 확보했다며 18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해당 북한군 추정 인물 사진을 자체 AI 안면인식 기술에 적용한 결과, 이 인물은 작년 8월 김정은이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을 수행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사진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북한군과 지난 8월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해당 인물의 모습. 국가정보원 제공.

한편, 국군심리전단은 전방 지역에 배치된 대북 확성기로 방송되는 ‘자유의 소리’를 통해 이날 오전 북한군 파병 소식을 북한 주민에게 전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자유의 소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는 현지 매체 보도를 방송했다.

아울러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북한군 6명이 공습으로 숨졌으며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구성된 3000명 규모의 특별 대대를 편성 중이라는 우크라이나 매체의 보도도 전했다.

북한의 올해 29차례에 걸친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군 당국이 심리전 차원에서 운용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과 북한군이 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 방송을 통해 파병 소식을 접한 북한 군과 주민이 심리적으로 동요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